[사설] 與 지방선거용 이혜훈 영입, 협치 아닌 억지 정략

이재명 대통령이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했다. 보수 정당에서 3선을 지낸 이 후보자는 그동안 이 대통령의 기본소득과 분배 명목의 확장 재정 정책을 “포퓰리즘 독재”라고 비판해왔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29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도 토론을 통해 견해 차이의 접점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 건전성과 현금 살포 포퓰리즘은 물과 기름처럼 공존 불가능하다는 것을 대통령과 이 후보자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대통령실은 “통합과 실용 인사”라고 했지만 지난 6개월 새 정부 국정은 이와 정반대였다. 민주당 대표는 하루가 멀다 하고 국민의힘을 내란 혐의로 해산하겠다고 한다. 정부는 계엄 관여 공무원을 가려내겠다며 75만 공무원을 상대로 조사를 하고 있다. 그런 기준이라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 참여해 “민주당이 추진했던 30건의 탄핵이 내란 행위와 다름없다”고 말한 이혜훈 후보자야말로 내란 주동자급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검증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이 문제를 몰랐을 리는 없다. 결국 이씨 영입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을 무력화하고 보수와 중도층으로 지지를 확장하기 위한 선거 전략일 것이다. 정책도 정반대, 정견도 정반대인 사람을 마구잡이로 데려다 놓는 것을 협치로 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해당 행위”라며 이씨를 즉각 제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이 사법부를 겁박하고 위헌 법률을 쏟아내며 폭주하고 있지만, 국힘은 20%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 당 지도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 세력과 단절하기는커녕 이들의 표를 이용해 당내 자리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러니 상식 밖이고 퇴행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도 이혜훈씨를 비난하며 “우리는 당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가 말하는 그 기준이라면 국힘은 ‘윤 어게인 당’이 돼야 한다.
국힘이 다시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국민의 혐오를 받는 세력과 단절하고 합리적인 비전을 제시하며 당의 문을 열어 다양한 인재를 받아들여야 한다. 국힘이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 당에 미래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으면 ‘이혜훈 소동’ 같은 일은 애초에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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