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지방 상권 보루였는데”…대학가 상권 ‘매출 급감’ 위기

이자현 2025. 12. 2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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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젊은 소비층이 지탱하던 대학가 상권이 위기에 놓였습니다.

국립대 주변 상권마저 공실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이자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음식점과 주점이 몰려있는 청주대학교 앞 거리입니다.

문을 연 가게보다 닫은 가게가 더 많고, 영업 중인 곳도 내부는 한산합니다.

저녁 시간이지만 이곳에서 학생들을 찾아보기가 힘든데요.

곳곳에 이렇게 텅 빈 상가들이 눈에 띕니다.

20년째 이곳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김진세 씨도 걱정이 큽니다.

10여 년 전, 당시 물가에도 하루에 최대 100만 원이 넘던 매출이 최근 40만 원까지 급감해섭니다.

[김진세/음식점 운영 : "(매출이) 70~80% 정도는 줄었다고 봐야 해요. 하루 종일 12시간을 있어도 테이블만 받으면 그래도 고맙다고 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지금은 직원들도 없고 속으로 삼키면서 장사하고 있어요."]

학생 충원율 등 사정이 나은 국립대 상권마저 무너지고 있습니다.

골목 곳곳에 가게가 임대 매물로 나와 있습니다.

건물 전체가 아예 텅 비어있는 곳도 있습니다.

빈 점포에는 전기요금 고지서만 쌓여갑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충북대 상권 공실률은 27%로 10곳 중 4곳 이상 비어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충북대 상인/음성변조 : "학생들이 돈을 좀 안 쓰기도 하고요 요새는. 그래서 대학가가 지금 공실이 되게 많아요. 예전의 6분의 1, 5분의 1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되니까."]

물가가 크게 올라 학생들이 외식 등 소비를 줄인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신혜린/충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 "밥값이 너무 비싸서, 전 자취하니까 대부분 직접 해 먹거든요. 상권이 죽었다 하면 (이유는) 친구들이 돈이 좀 많이 없어서…. 밥값은 아끼려면 아낄 수 있으니까."]

실제로 충북대 반경 1km 이내 음식점 수는 2019년 1,622개에서 올해 850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감소율이 수도권과 제주 등을 제외한 비수도권 8개 국립대 가운데 충남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이은희/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 "(학생들이) 학년이 높아지면 온라인 강의 쪽으로 하고 학교는 이제 많이는 안 가는 거죠. 돈이 없으니까 외식도 줄이고 그 대신 해 먹고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때우고 학식 이용하고…."]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유동 인구와 학령 인구 감소 직격탄을 맞은 대학가 상권이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그래픽:최윤우

이자현 기자 (intere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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