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여행에 가까운 3시간…경이롭게 뻗어나가는 ‘아바타: 불과 재’ [씨네:리포트]

강지호 2025. 12. 2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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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리뷰 기사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TV리포트=강지호 기자] 압도적인 세계관과 만나볼 수 없었던 상상력으로 영화계에 역사를 쓴 환상의 세계가 3년 만에 새로운 시리즈로 돌아왔다. 스크린의 막이 오르고 다시 한번 꿈의 세계로 관객을 인도하는 영화 '아바타: 불과 재'(제임스 카메론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다.

지난 2009년 개봉했던 '아바타'와 2022년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의 후속작으로 17일 개봉한 영화 '아바타: 불과 재(이하 '아바타3')'는 인간과의 전쟁 끝에 첫째 아들 네테이얌(제이미 플래터스)을 잃고 깊은 슬픔을 겪는 제이크(샘 워싱턴)와 네이티리(조 샐다나) 앞에 바랑(우나 채플린)이 이끄는 '재의 부족'이 나타나며 다시 거대한 위기 속에 빠진 판도라의 이야기 속으로 관객을 끌어당긴다.

▲ 세상에 없던 상상력의 확장…극장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특별한 경험

'아바타3'는 제임스 카메론의 상상에서 출발한 새로운 생태계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보여주는 작품이다.

전 세계의 기다림 속에서 화려하게 개봉한 영화 '아바타3'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20년간 가까이 정성을 쏟아 온 시리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 세계관에 관해 "방대하고 섬세하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든 모두 담아낼 수 있는 하나의 거대한 도화지"라고 밝힌 바 있다.

카메론 감독의 말처럼 '아바타3'는 전작에 이어 아바타 생태계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3,000명이 넘는 인력이 약 4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으로 관객 여러분을 꿈 같은 환상의 세계로 초대할 것"이라던 감독의 이야기처럼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뜨거운 불과 신비로운 자연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애니메이션도, 실사 영화도 아닌 새로운 창작물에 가까운 '아바타'를 보고 있으면 마치 다른 행성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감상도 든다. 그만큼 독보적이고 놀라운 상상력과 재현력이다. 무엇보다 극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점도 '아바타' 시리즈의 특징으로 빼놓을 수 없다.

거대한 스크린을 수놓는 섬세한 자연의 모습, 불의 열기가 당장이라도 느껴질 것 같은 강렬한 전투, 발전된 영화 기술의 묘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는 점까지 극장에서 '아바타3'를 봐야 할 이유는 아무리 열거해도 부족하다.

특히 '아바타3'에서 만나볼 수 있는 스파이더(마일스 소코로·잭 챔피언)의 특별한 순간은 신비로운 모습으로 관객의 시선을 빼앗고, 영화 후반부 나오는 대규모 전투 장면은 더 커진 작품의 스케일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한다.

▲ 영화, 그 이상의 경험…깊고 입체적으로 뻗어가는 이야기

197분이라는 러닝타임으로 약 3시간에 달하는 '아바타3'는 영화보다 체험에 가깝고, 일종의 어트랙션 같기도 하다.

OTT 시장이 커지며 극장이 가진 경쟁력이 약해진 시점에서 '아바타3'가 보여주는 3시간 가량의 판타지와 전투는 가성비 측면에서도 놀라운 퀄리티다. 영화 티켓을 구매하고 좌석에 앉아서 제임스 카메론의 상상 속 세계를 감상하고 있으면 마치 극장이 '아바타' 행성처럼 느껴진다. 전 세계가 사랑한 SF가 가진 힘을 체감할 수 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스토리 측면에서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인간과의 대적이 '아바타' 시리즈의 가장 큰 서사적 특징인 만큼 거대한 플롯이 유지되는 것은 이야기의 일관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지만 일종의 '도망치고 잡히고'가 영화의 틀을 이루게 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원했던 관객에게는 반복되는 서사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가족'이라는 주제에 중심을 둔 스토리인 만큼 설리 가족의 서사는 인간적으로 공감할 부분이 많다. 가족을 잃은 슬픔, 사춘기 아들의 방황과 죄책감, 중년의 가장이 된 제이크 설리의 고뇌, 아버지의 사랑, 대의를 위한 희생에 대한 고민까지 많은 이야기가 '아바타3'를 가득 채운다. 그러나 명확한 해결이나 강력한 사이다 없이 이어지는 갈등과 위기 상황은 3시간이라는 긴 러닝타임 속에서 조금의 답답함을 동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바타3'는 설리 가족의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든다. 영화 속에서 중요한 키워드가 된 강력한 불처럼 갈등과 고뇌를 태워내고 성숙한 단계로 함께 나아간 설리 가족이 다음 시리즈에서 어떤 이야기로 뻗어갈지 기대감을 높이기 때문이다.

아쉬움이 있다고는 했지만 압도적인 긴장감을 불어넣는 새로운 '재의 부족(망콴족)'과 단순한 종족 간의 선악 구도를 넘어 더 다채롭고 입체적으로 표현된 캐릭터들은 '아바타3'의 한층 깊어진 서사를 즐기기에 충분히 차고 넘친다.

경이로운 볼거리와 더 다양해진 전투, 극장의 설렘을 간직한 영화 '아바타: 불과 재'는 지금 극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 한마디. 여자친구가 생긴 쿼리치 대령의 모습은 다른 의미로 놀라울 수도

강지호 기자 khj2@tvreport.co.kr / 사진= 영화 '아바타: 불과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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