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선 평택시장, 소통·협치로 '평택 시대' 열고 미래 디딤돌 쌓다

김진태 기자 2025. 12. 29. 18:4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장선 평택시장의 정치행로]

국회의원~지자체장 30년 정치인생 마침표
미군기지 도시의 성장 기틀 마련
일자리·정주여건 충족 출산율 쑥
2025년 평택시 투자유치설명회에서 발표 중인 정장선 평택시장.
세계적으로 정치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알고리즘 기반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다. 정치 지형은 점점 더 첨예하게 갈라지고, 상대를 공격하는 문화가 일상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일찌감치 정치 은퇴를 선언한 정장선 평택시장의 지난 정치 행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결의 정치보다 공존의 정치를 실천하며 쌓아온 그의 궤적은 알고리즘 시대에도 민주주의가 잃지 않아야 하는 것들을 말해준다.

정장선 시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국회에서 '협치의 정치'를 몸소 실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제18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을 때, 그의 모습은 큰 화제였다.

당시 야당은 방송법, 4대강 정비 관련법 등 소위 'MB악법'을 막기 위해 다수 법안을 상정 불가로 묶었고, 여당은 강행 처리를 시도했다. 모든 상임위원회가 멈춰 섰다. 지식경제위원회에도 악법으로 규정된 법안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정장선 시장의 풀이 과정은 달랐다. 

그는 여당 간사에게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을 위한 예산과 법이 긴요하다. 논란 법안은 내가 책임지고 내년 초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테니 지금은 민생 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그 결과 국회 전체가 몸싸움으로 뒤엉켜 있던 시기에도 지식경제위원회 만큼은 여야 합의로 필요 법안과 예산을 모두 처리했다. 나아가 당시 툭하면 발생했던 국회에서의 몸싸움을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 여야 몇몇 의원들과 힘을 모아 '국회선진화법'을 제정했다. 

이 법의 시행으로 국회 안에서의 몸싸움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정장선 시장의 이력은 소통과 협치를 통해 큰 성과를 만들 수 있음도 보여준다.

평택역 복합문화광장 조감도.
정부와 대타협으로 마련한 '평택지원특별법'이 대표적이다.2000년대 초 정부의 미군기지 이전 발표에 지역은 크게 반발했다. 시민과 공권력 간의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 당시 정장선 의원은 "안보를 위해 정부안을 수용해야 한다"며 "육해공군이 모두 모여 있는 평택시가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인프라를 마련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그리고 수많은 정부와의 조율과 직접 발의를 통해 평택지원특별법이 만들어졌다.

특별법 발의 이후 평택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지역 개발사업을 위해 약 19조원이 투입돼 각종 도시 인프라가 구축됐고, 수도권 규제 완화와 산업단지 확보로 평택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가 됐다.

실제 삼성전자, 고덕국제신도시, 브레인시티, 카이스트, 국제학교 등 많은 사업들이 특별법을 근거로 추진됐다. 그가 발로 뛰어 유치한 삼성전자는 지역 경제 성장에 원동력이 된 것은 물론,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다. 이렇듯 평택지원특별법은 주한미군 이전을 원활히 추진하는 동시에 지역발전을 견인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윈윈(win-win) 사례로 평가된다.

평택시장이 돼서도 마찬가지였다. 해법을 찾는 대화를 통해 반도체 생태계 확장, 수소 산업 육성, 미래차·AI 산업 기반 구축, 모범적인 도시숲 조성 등 굵직한 시정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 중 상수원보호구역 문제는 협치로 성과를 이뤄낸 대표 사례다. 2023년 정부가 발표한 용인 국가산업단지를 실제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40년 넘게 지켜온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의 해제가 선행돼야 했다.

국가와 지역 간 갈등이 예상됐지만 정 시장은 싸움 대신 협상을 선택했다. 정부와 집요하게 대화를 이어간 결과 상수원보호구역을 푸는 대신 평택호를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시키는 데 성공했다.

평택지제역 조감도.
이를 통해 가까스로 수질 4등급을 유지하던 평택호가 정부 관리하에 3등급으로 개선되고, 상류인 진위·안성천 수질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때문에 이 역시도 미군기지 이전 때처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갈등이 아닌 협상을 통해 윈윈(win-win)한 사례로 남았다.

협치와 성과 중심의 리더십은 그의 청렴한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정치인들이 흔히 하는 출판기념회을 단 한 번 열지 않았고, 시장이 된 이후 아들의 결혼식과 장인의 장례식조차 외부에 알리지 않을 만큼 공과 사를 명확히 했다. 그 결과 재산이라고는 시골의 집 한 채가 전부지만, 지난 10월 미련 없이 '모든 선거에서의 불출마'를 선언했다. 

"평택 발전의 기틀을 닦았다는 점에서 제 소임은 다했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세대가 평택의 발전을 이어가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에도 개인적 욕심 없이 지역을 위해 달려온 정치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의 마무리가 조용하지만 큰 울림이 있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정장선 평택시장.
#정장선 시장과 인터뷰

-30년 정치를 내려놓는 결정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정치를 하다 보면 시작도 중요하지만 언제 어떻게 마무리하느냐 하는 것도 오히려 시작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정치 활동을 30년쯤 되면 자연스럽게 마침표를 찍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점을 시민들께 말씀드린 바 있다. 이를 실천에 옮긴 것 뿐이다.

좀 더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이끌어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과 함께 그리고 70이 다 되어가니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난 30년을 되돌아보면 어땠는지.

▶최선을 다했다. 지방의원 때도 국회의원 때도 그리고 지금 시장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열정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보냈다. 조금도 아쉬움이 없다.

경기도의원 때, 그때는 명예직이라 삶 자체가 어려웠다. 교통비 정도 받고 의정생활을 했지만 30대 후반 젊은 나이라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열심히 뛰었다. 지역에서 민원 해결뿐만 아니라 아마도 처음으로 토론회 등 정책활동도 많이 시도했고 환경신문도 직접 만들기도 했다.

경기도 대표 언론이 선정한 우수 의원에 거의 매번 선정됐다. 국회의원 때도 평택에서 계속 출퇴근 하면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 특히 미군이전으로 어려웠을 때 평택지원특별법을 대표발의 했다. 대규모 산업단지를 받아내 삼성이 올 수 있도록 했고 지금의 고덕신도시, 브레인시티, 지제역 신설 등 평택의 오늘이 있기까지 초석을 만들었다.

국회에서는 대립이 컸던 상황에서 대화의 정치를 위해 노력했고, 국회선진화법도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과 만들었고, 정책 활동에도 최선을 다했다. 시장이 돼서는 평택의 미래 설계에 최선을 다해 반도체 특화도시로 지정됐고 수소 1번지, 미래자동차 산업 육성 등 많은 노력을 다했다.

탄소중립을 위해 푸른도시 만들기에 주력했고, 문화 예술 그리고 교육 등 산업 뿐만 아니라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왔다. 그 결과 평택은 경기도에서 제조업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난 도시가 됐고, 지역 내 총생산도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제규모를 갖추게 됐다.

외형적인 성장만 있었던 건 아니다. 도시의 정주 여건이 확보되면서 '평택에서 살고 싶다'는 인식이 퍼졌고,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혼인율과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평택시가 성장하고 있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카이스트평택캠퍼스 조감도.
-시장으로서 성과가 많다.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국회의원 때 기초를 만들었다. 평택항 확대 예산을 비롯해 고덕신도시, 대규모 산업단지(1천487만6천33㎡)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를 유치하고 고속전철 지제역, 국제대교 설치 등을 당시 시작했다면 시장이 되고 완결까지 이어지는 역할을 해 보람을 느낀다.

산업 분야에서는 반도체·수소·미래차·AI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평택만의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했다. 수소 부문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게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가장 발 빠르게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반도체와 수소의 강점을 바탕으로 미래차와 인공지능(AI) 산업도 육성 중이다.

도시개발 부문에서는 아주대병원과 카이스트 유치로 평택 브레인시티의 가치를 높였고, 국제학교 유치를 통해 글로벌 교육 환경을 조성했다. 평택역 광장은 도심 재생의 상징으로 탈바꿈되고 있으며, 평택지제역을 미래복합환승센터로 구축해 가고 있다. 더불어 고덕 신청사의 설계가 마무리돼 이달 16일 기공식을 개최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평택시는 지금의 기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산업단지가 많고, 평택항이 있다. 또 수많은 대형 화물차가 오가는 평택이기에 더욱 책임감을 갖고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탄소중립을 위한 작업을 펼쳤다. 그린웨이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대규모 공원과 도시숲을 조성해 대한민국 모범녹색도시로 변모해 가고 있고, 평택호 중점관리저수지 지정으로 하천 수질도 개선이 본격화 되고 있다.

교통 분야에서도 GTX-A·C가 들어오기로 했고 수원발 KTX도 내년부터 평택지제역을 정차한다. 안중역도 지난해 11월 개통됐다. 그리고 KTX 서울역까지 연결과 전철로 여의도까지 갈 수 있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문화재단을 설립했고, 시립국악관현악단 창단 그리고 국제수준의  '평택아트센터'가 지난 18일 준공했다. 교육분야도 카이스트 평택캠퍼스와 국제학교, 군인자녀를 위한 송담고등학교 유치도 가시화 되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지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더 나은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수소에너지, 반도체를 잇는 '평택의 미래'로 꼽자면.

▶반도체나 수소 미래 자동차 모두 평택에게도 중요하고 대한민국에도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반도체는 특히 중요하고 앞으로 AI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산업이고 평택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다.

카이스트 대학이 오면 지역 대학들과 연계해 연구 핵심지역으로 변모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수소와 미래자동차 역시 평택이 경쟁력도 있다. 잠재력이 무한해 대한민국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기 때문에 평택은 더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생산시설의 모습.
-미래 평택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

▶선진국이 되면 지방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 특히 평택은 안보도시면서 첨단산업이 발전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이다. 자부심과 함께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시민이 행복한 도시 평택,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도시 '평택'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제 세계로 나가야 한다.

평택=김진태 기자 jtk@kihoilbo.co.kr
사진=평택시 제공

Copyright © 기호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학습·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