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이해충돌·또 아빠찬스, 김병기 원내대표 사퇴하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도덕성 의혹이 도를 넘고 있다. 보좌진을 동원한 ‘아빠찬스’ 및 갑질 의혹, 각종 특혜 의혹에 이어 29일엔 차남의 취업을 청탁한 기업의 경쟁사를 국회 질의를 통해 공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사실이라면 국회의원 권한을 사유화하고, 입법부 신뢰를 허문 것이다. 공직윤리가 무너진 김 원내대표가 집권여당 원내사령탑으로 국회를 아우르는 중임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경향신문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대표와 회동 후 ‘빗썸 경쟁사를 공격해야 한다’는 지시를 보좌진에게 했다고 한다. 실제 그는 차남이 빗썸에 취업한 뒤인 지난 2월 국회 정무위에서 경쟁사 업비트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했다. 정무위는 금융기관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어 그 자체로 이해충돌·부정청탁 의혹이 불거졌다.
쿠팡의 고가 식사 대접 논란 이후 김 원내대표의 도덕성 의혹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지역구 내 공공병원에 가족 진료 특혜 요구, 장남의 국가정보원 업무에 보좌진 동원에 이어 27일엔 배우자가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하나같이 보좌진을 가족 비서처럼 부리며 ‘특권층’처럼 군림한 의혹들이다. 하루하루 팍팍한 삶을 이어가는 국민들로선 박탈감과 분노가 치밀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김 원내대표는 부인만 할 뿐 제대로 해명하지 않거나 본질과 상관없는 대응으로 일관했다. 폭로자로 의심되는 전 보좌진의 대화방 사진을 공개하며 국민 ‘판단’을 구한다고 했다. 폭로가 거짓이면 몰라도 자신의 의혹을 가리려 보좌진의 도덕성을 공격하는 건 물타기에 불과하다. 김 원내대표는 30일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당내에선 사퇴보단 사과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내내 버티다 고개 숙이는 것만으로 국민들의 화난 마음을 추스를 수 있으리라 여긴다면 오산이다. 이 또한 ‘나는 예외’라는 특권의식에 불과하다. 김 원내대표는 냉정하게 상황을 직시하고 사퇴를 결단하는 것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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