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제2경기아트센터 조성해야

경기일보 2025. 12. 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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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년 서울 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1천800석 규모의 대공연장을 비롯해 중공연장과 전시장, 전망대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이다.

최근 들어 서울 말고도 인천, 대구, 부산 등 곳곳에서 대형 공연장 건립 프로젝트가 적극 추진되고 있다.

1천400만 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인구에 공연 서비스를 제공할 만한 충분한 수준의 공연장 및 객석을 갖추고 있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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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홍익대 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2029년 서울 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1천800석 규모의 대공연장을 비롯해 중공연장과 전시장, 전망대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이다. 최근 들어 서울 말고도 인천, 대구, 부산 등 곳곳에서 대형 공연장 건립 프로젝트가 적극 추진되고 있다.

‘2024 등록공연장 현황’ 및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경기도에는 전국 공연장의 13.6%인 186개가 있다. 427개소(31.3%)를 보유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전국 공연장의 객석은 50만7천700석으로 파악되는데 경기도는 이중 16.3%인 8만2천853석을 가지고 있어 서울에 이어 2위다. 이렇게만 보면 경기도의 공연장은 비교적 충분한 수준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구 규모를 고려하면 얘기는 전혀 달라진다. 인구 1천명당 경기도의 공연장 수는 0.0136개로 서울(0.0458개)의 3분의 1, 전국 평균(0.0267개)의 절반 수준이다. 인구 1천명당 객석 수 역시 경기도는 6.03석으로 서울(13.52석)의 절반 이하, 전국 평균(9.93석)의 3분의 2에 불과하다. 인구 대비 객석 비율이 가장 높은 제주(27.52석)는 차치하고라도 광주(6.68석), 부산(6.78석)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마디로 경기도의 공연장은 수적인 면에서는 전국 상위권이나 인구 규모를 고려하면 전국 평균 이하다. 1천400만 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인구에 공연 서비스를 제공할 만한 충분한 수준의 공연장 및 객석을 갖추고 있지 못한 것이다. 문화예술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이라는 패러다임의 그늘에 가려진 경기도 공연 인프라가 열악한 실정이다.

더욱 문제는 경기 북부와 남부의 불균형이다. 남부에는 총 134개의 등록 공연장이 있는 반면 북부지역은 52개에 불과하다. 시·군별로도 북부는 평균 5.2개를 보유하고 있어 6.4개의 남부와 비교된다. 1천석 이상 대형 공연장도 북부 6개, 남부 14개로 남부지역 편중이 뚜렷하다.

경기도가 새로운 공연장이 필요한 이유는 비단 이러한 열악한 여건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공연장, 특히 문예회관이라 불리는 공공 공연장들이 대관 중심 업무 외에 지역예술인 협업, 시민참여 프로그램, 생활예술 연계형 운영 등 지역 밀착형 복합문화거점로서의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외로움, 고립, 정서 위기 등 사회 문제를 해결 또는 완화하는 이른바 ‘제3의 장소’로 진화하고 있기도 하다. 누구나 와서 머물며 즐기면서 지역 공동체를 복원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경기도는 이런 공연장을 보유하고 있는가.

무턱대고 공연장을 짓는 시대가 지난 것은 분명하다. 우후죽순 생겨난 문예회관을 두고 ‘세금 먹는 콘크리트 더미’라는 비판은 여전히 성찰해야 할 대목이다. 그러나 이러한 반성과는 별도로 시대와 지역이 요구하는 새로운 공연장을 건설하는 과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경기아트센터는 1991년 이후 34년간 경기도 대표 문화시설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광역 문화거점으로서의 기능을 지속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시설부지율은 39.89%로 규정인 40%를 꽉 채우고 있어 증축이 불가능하다. 쉽게 바꿀 수 없는 공연장 건축의 특성상 첨단 공연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녹록지 않다. 새로운 공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면 공연장의 경쟁력은 날로 하락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무엇보다 경기 남부(수원) 편중으로 인해 경기도민 전체를 포괄하는 광역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다. 서울을 비롯해 다른 지역이 하니까 경기도도 무턱대고 따라 하자는 게 아니다. 제2경기아트센터 건립에 대한 중지가 모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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