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공장부터 1조 펀드까지 … 중소·중견기업에 ESG 전파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5. 12. 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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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0개 기업 스마트공장 변신
협력사 ESG 투자땐 20억 대출
중소·중견기업 경영혁신 도와
삼성전자가 지난 9월 중소기업중앙회,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개최한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선정 기업 초청 2025년 킥오프 및 벤치마킹 행사'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앞줄 오른쪽 여덟째)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대표적 사회공헌(CSR)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히는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CSR 프로그램이다. 2015년 경북 도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해당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약 3400곳의 중소·중견 기업이 스마트공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중소기업 제조 현장을 지능형 공장으로 고도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구 감소가 두드러지는 지역의 중소기업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며 중소기업들의 환경·책임·투명경영(ESG)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공장 3.0' 사업 지원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중소벤처기업부·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 지역 K푸드 스마트공장을 육성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기초형 스마트공장을 지원하며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서 13년째 김을 가공·수출하고 있는 중소기업 SCDD의 스마트공장 전환 과정이 담긴 3부작 다큐멘터리 영상이 공개됐다. '김 공장의 특별한 수업'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에는 SCDD가 삼성전자 지원 사업의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하는 등 변화를 맞이하는 과정이 담겼다.

'바다의 반도체'로 불리는 김은 K푸드 열풍 속에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한국 대표 수출 품목이다. 강병욱 SCDD 본부장은 마른 김을 태국으로 수출하는 일을 시작으로 현재 국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하며 최근 3년간 매출을 두 배 성장시켰다. 그러나 사업이 확장될수록 강 본부장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생산 공장 시설이 미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강 본부장은 제조 공정의 체계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 참여를 신청했다. SCDD 공장은 2년밖에 안 됐지만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과 자동화 설비를 갖춘 상태였다. 그러나 현장을 둘러본 스마트공장 혁신위원들은 SCDD 공장의 허점을 날카롭게 짚어냈다. 수요 급증에 따라 급하게 확장된 생산라인에는 작업자들의 동선 중복이 빈번해 생산율 저하로 이어졌고 생명을 위협하는 안전 사각지대도 존재했다. 수기로 작성·관리되는 공장 내 물류는 체계 개선이 시급했다.

스마트공장 혁신위원들은 일주일간 현장을 면밀히 점검하고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맞춤형 기구 설계, 작업 동선 재구성, 물류 창고 개선 등 구체적 솔루션을 제시했다. 물론 변화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기존의 방식에 익숙한 중소기업 직원들의 소극적인 참여도 있었지만 혁신위원들은 공감대 형성 등 노력을 통해 직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삼성전자는 국내 협력사들의 ESG 경영 지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금융감독원 및 5대 금융지주와 함께 1조원 규모의 '협력회사 ESG 펀드'를 조성했다. 펀드 조성을 통해 삼성전자는 1조원을 5대 은행에 예치하고 중소·중견 협력사들은 예치 이자 및 감면 금리를 활용해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5대 은행은 삼성전자가 예치한 재원을 관리하며 협력회사에 필요한 자금이 적재적소에 공급될 수 있도록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고, 필요시 중소기업 사업장의 재해 예방과 탄소 감축 등에 대한 컨설팅과 교육도 지원한다.

지난 10월부터 시행된 ESG 펀드는 향후 6년간 협력회사의 ESG 경영 기반 구축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협력회사가 사업장 환경·안전 개선, 에너지 사용 저감 등 ESG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대출을 신청하면 삼성전자와 은행은 자금 목적이 ESG 목적에 적합한지 심사한 뒤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업체당 최대 20억원 한도 내에서 필요 자금을 최장 3년간 무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최초 대출 이후 1년 단위로 최대 2회까지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

이 같은 펀드 조성은 대기업과 금융권이 ESG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례로 향후 상생문화 확산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최근 ESG 경영이 글로벌 주요 화두로 대두되면서 중소·중견기업들도 ESG 경영 전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으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공급망 전체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 협력회사들이 ESG 경영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는 협력회사들이 ESG 경영 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자금, 인력 양성, 기술 등 분야에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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