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부작용 최소화 방안 찾아야

경북도민일보 2025. 12. 2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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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업체 노조도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을 주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의 적용 기준을 놓고 경영계가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6일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노동조합법 해석지침)을 내놨으나 산업 현장의 혼란은 여전하다. 하청기업 노동자가 원청기업을 상대로 교섭이 가능한 사례 예시가 여전히 포괄적이고 모호하기 때문이다. 공장 증설, 해외 투자, 합병, 분할 등으로 인해 정리해고·배치전환이 예상될 경우 단체교섭을 할 수 있다는 해석마저 포함돼 '경영상 결정은 교섭 대상이 아니다'는 원칙도 깨졌다.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대상을 확대한 노란봉투법의 적용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고용노동부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구조적 통제'라는 원칙을 제시했다.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의 인력운용, 근로시간, 작업방식, 노동안전 등을 구조적으로 통제하면 하청업체 노동자에게도 교섭권이 부여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구조적 통제'가 분쟁의 소지가 많은 점이다. 인수·합병(M&A) 등 사업상 결정은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지만, 이로 인해 정리해고 등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면 단체교섭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객관적 예상'이라는 개념이 모호해 결국 경영상 결정이 쟁의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업의 투자 결정이나 구조조정 등 경영상 판단이 단체교섭·쟁의행위 대상이 된다면 기업들이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대처하기 어려워진다. 현재 추진 중인 석유화학 구조조정이나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관리체계를 지배·통제하는 경우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시 역시 안전조치를 강화할수록 역설적으로 쟁의 가능성이 커지는 결과를 낳는다. 인력운용, 근로시간, 작업방식, 임금·수당 등과 관련한 예시들도 다툼의 소지를 다분히 안고 있다.

이번 중노위 결정에 기업들은 일제히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자사 노조와 교섭하는데도 애를 먹는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은 이번 중노위의 결정으로 내년 3월부터 하청업체의 노조까지 상대해야 하는 힘든 상황에 처했다. 현대제철은 앞으로 하청업체 노조의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없게 됐다. 일년내내 본사 노조는 물론 하청업체 노조에까지 시달리게 될 판이다. 아무리 노란봉투법이 노동자 편에 치우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하지만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조치다.

노사 문제는 산업·국가 경쟁력과 직결된제다. 다단계 협업체계로 이뤄진 자동차·조선·철강 등 주력업종에서 하청 노조 파업이 빈번해지면 산업 경쟁력의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산업계 목소리를 반영한 가이드라인 수정 없이 노동계 주장대로 노란봉투법이 강행된다면, 그 피해는 원청업체를 넘어 하청업체 근로자들에게도 불가피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와 여당은 노란봉투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찾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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