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연극계 맡아 달라”…故이순재, 박근형에 남긴 ‘유언’

배우 박근형, 이순재. /뉴스1

배우 박근형이 고(故) 이순재가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를 전했다.

박근형은 지난 28일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게스트로 출연해 최근 세상을 떠난 고 이순재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박근형은 “수십 년을 동고동락했는데 가슴 아프다. 모든 후배가 선배님을 많이 생각하고 그리워하고 있다”면서 “어느 날 갑자기 몸이 불편하다고 병원에 가신 뒤, 뵙지도 못하고 1년 세월을 보내다 돌아가셨다. 그게 참 서운하다”라고 했다.

박근형은 “그분 다음으로 신구 선생님이 계시고 그다음이 저다. 연극하는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모이고, 이야기하고, 웃던 시간들이 아직도 선하다”라며 “올해 1월에 연극 공연을 보러 오셔서 내 손을 잡고 ‘앞으로 연극계를 당신이 다 맡아야 해’라고 하시더라. ‘무슨 말씀이세요. 두 분 계시는데요’라고 했더니 ‘우린 늙어서 많이 못 하니까 앞으로 열심히 좀 해줘’라고 하셨다”고 했다.

박근형은 “마치 유언처럼 들렸다. 갑자기 제가 연극계를 맡게 됐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고 이순재는 지난달 25일 새벽 향년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 이순재는 고령에도 최근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와 KBS 2TV 드라마 ‘개소리’ 등에 출연하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가 됐다.

정부는 고 이순재가 별세한 후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문화인에게 수여한다. 금관문화훈장은 문화예술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