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 감독 한국행 굳힌 벤투 감독의 조언, “구단의 니즈, 커리어, 그리고 가족을 생각하라” [SD 현장 라이브]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 감독이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제주 신임 사령탑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오른쪽)이 K리그행을 선택한 데는 그가 보좌한 파울루 벤투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가운데)의 조언이 있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제주 SK 신임 사령탑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52)이 K리그행을 선택한 데는 그가 보좌한 파울루 벤투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56·이상 포르투갈)의 조언이 있었다.

코스타 감독은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제주 사령탑 제안을 두고 벤투 감독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는 내게 ‘구단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내 커리어와 가족을 함께 생각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단순한 감독직 제안이 아닌, 장기적인 프로젝트와 삶의 선택으로 접근하라는 조언이었다.

코스타 감독은 2007년 스포르팅(포르투갈)서 벤투 감독을 수석코치로 보좌하기 시작한 후로 ‘벤투 사단’의 핵심으로 활동했다. 2018년에는 함께 한국 대표팀을 맡았다. 당시 수석코치였던 코스타 감독은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 포르투갈전에서는 벤투 감독의 퇴장으로 대표팀을 대신 지휘해 2-1 승리를 이끌며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서도 벤투 감독을 도왔지만, 올해 3월 해임되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했다. 코스타 감독은 제주서 커리어 첫 정식 감독을 맡게 됐다.

그는 “벤투 감독은 내 가장 친한 친구이자, 지도자로서 가장 많이 참고하는 인물”이라며 “제주를 선택하기까지 쉽지는 않았지만, 구단이 제시한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부분들이 분명히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가족의 존재도 결정을 굳히는 데 중요한 요소였다. 코스타 감독은 “아이 셋 모두가 ‘언제 한국으로 돌아가느냐’고 말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기억이 좋다”며 “가족의 지지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제주는 올 시즌 K리그1에서 11위에 머물며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내몰렸고, K리그2 수원 삼성에 2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시즌 도중 김학범 감독 사임과 성적 부진이 겹치며 구단 안팎으로 혼란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타 감독은 ‘주도하는 축구’를 내세우며 새로운 색깔을 예고했다. 그는 “벤투 감독의 DNA는 내 안에도 있다. 주도권을 쥐는 축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코스타 감독이 제시한 핵심 키워드는 규율, 조직력, 그리고 야망이다. 그는 “규율은 선수뿐 아니라 구단 모든 구성원에게 해당된다. 직책과 나이, 국적을 떠나 모두가 같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또 조직력과 야망이 있어야 팀이 성장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주는 내년 1월 5일부터 서귀포 클럽하우스에서 동계전지훈련을 시작한다. 아직 공식적인 영입 발표는 없지만, 구단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새 시즌 준비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벤투 감독의 페르소나인 코스타 감독의 첫 감독 도전이 제주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