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릴 수 있었다"...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

박소영 2025. 12. 29.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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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3분 추모사이렌
국무총리 등 정치권 인사 참석
이 대통령 "깊은 사죄 말씀 올려"
희생자 이름 호명에 유가족 곡소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이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진행됐다. 희생자 179명을 기리고 참사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다짐이 이어진 자리에서 유가족들은 재차 책임 규명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추모식은 '기억하라 12·29, 막을 수 있었다. 살릴 수 있었다. 밝힐 수 있다'를 주제로 오전 10시 열렸으며 유가족, 사고 수습 참여자, 시민 등 1천2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시자 등 정부 및 정치권 인사들도 대거 자리했다.

공식 행사에 앞서 이날 오전 9시3분, 1분간 추모 사이렌이 울렸다. 사고 당시 시각으로 희생자를 기리고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공동체의 책임을 되새기자는 의미를 담았다.

추모식은 국민의례와 단체 묵념을 시작으로 유가족 대표단과 주요 내빈들의 헌화로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영상 추모사를 통해 "지난해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참사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슬픔을 남긴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사랑하는 가족과 해외 여행, 출장과 업무를 마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려던 179명의 삶이 순식간에 기우로 변했다"며 "어떤 말로도 온전한 위로가 될 수 없음을 알지만 책무를 가진 대통령으로서 깊은 사죄 말씀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형식적 약속이나 공허한 말이 아닌 실질적 변화와 행동이 필요하다. 정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참사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유가족 일상 회복을 위한 심리, 의료, 법률 등 종합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행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참사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희생자를 기리는 최소한의 도리"라며 "책임져야 할 것에 분명히 책임을 지는, 작은 위협일지라도 방치하거나 지나치지 않는 모두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추모사에 나선 김유진 유가족 대표는 "오늘 179분의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 인사드린다. 2024년 12월29일, 그 시간에 유가족들의 삶은 멈춰 있다. 오늘만큼은 혼자 울지 않아도 되는 날이라 마음 놓고 울 수 있음에 따뜻한 위로를 느낀다"며 "1년 전 오늘 사이렌을 끄고 엠뷸런스를 바라보며 전원 사망이라는 자막 아래 우리들의 삶은 완전히 무너졌다. 그 순간 우리는 우리 가족을 살려달라는 기도를 멈추고 손가락 하나라도 찾게 해달라고.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장 작고 낮은 기도를 드려야 했다"며 "이후 1년 동안은 활주로에서도 사조위에서도 조사발표회에서도 비행기 잔해 조사 현장에서도 기록은 막혔고 조사는 멈춰있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우리 유가족들은 독립성 요구하며 셀프 조사를 멈춰달라고 1년 호소했다. 독립 약속했던 그게 선언이 아닌 제도로, 형식이 아닌 진실로 이어지게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 드린다. 앞으로 진행될 국정조사가 자료 공개 시작이 되고 올바른 조사로 전환되는 분명한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유가족들은 은폐 없는 조사, 예외 없는 책임, 그리고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국가의 최소한의 의무를 지켜달라. 179분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유가족들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사고조사기구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 항철위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가는 것이 국회 본회의 처리 앞두고 있다. 국정조사에 착수했다"며 "정부와 관계기관에 분명히 요구한다. 진상조사에 필요한 자료가 빠짐없이 제출되어야 할 것. 국회는 자료제출을 미루거나 회피하는 일이 없더록 책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추모식은 '별이 된 이름들, 우리가 기억하겠습니다'를 주제로 한 영상과 태국 방콕에서 무안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담은 추모 공연 '집으로 오는 길'이 진행됐다. 추모 공연에서는 당연히 돌아와야 했을 희생자 179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했다. 가족의 이름이 불린 유가족들은 비통한 울음을 토해냈다.

참사 1주기 추모식은 가수 이은미의 추모공연과 김유진 유가족 대표가 유가족들의 염원이 담긴 메시지 박스를 김민석 총리에게 전달하며 끝이 났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2시 참사 현장인 로컬라이저 방위각 시설을 찾을 예정이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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