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예상 깬 ‘모든 고객 보상’ … “진정 어린 해결의지가 중요” 지적
올 1~3분기 순이익 4.4배 규모
내년 1월 15일부터 지급 방침
전문가 “보상안 긍정적이지만
청문회서 김범석 사과가 필요”


쿠팡이 오는 30∼31일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국회 연석 청문회를 앞두고 총 1조6850억 원 규모 구매이용권을 전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내용의 피해 보상안을 마련, 사태 수습과 국면 전환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이번 보상 규모는 앞서 고객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한 SK텔레콤 보상안(5000억 원)의 3배 수준으로, 쿠팡이 지난 10년간 국내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해 투자한 6조2000억 원의 약 30%에 달한다.
쿠팡이 정보 유출 사실이 확인된 피해자 3000명에 대한 보상안 발표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선 파격적인 보상안을 내놨지만, 실추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전날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공식 사과했음에도 국회 청문회에 불참하기로 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정치권의 때리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는 데다, ‘셀프 면죄부’ 논란도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다.
쿠팡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 고객 중심주의를 실천하고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총 1조6850억 원 규모 피해 보상안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고객들에게 얼마나 큰 우려와 심려를 끼쳤는지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보상안 마련 배경을 밝혔다.
쿠팡은 이에 따라 내년 1월 15일부터 지난 11월 말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고객 3370만 명을 대상으로 구매이용권을 지급할 방침이다. 구매이용권은 로켓 배송·직구 등 쿠팡 전 상품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 트래블 상품 2만 원, 알럭스 상품 2만 원 등이다. 고객 1인당 총 5만 원 상당의 1회 사용 가능 4가지 구매이용권이 지급된다. 쿠팡 관계자는 “와우·일반 회원을 비롯해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쿠팡 탈퇴 고객에게도 모두 구매이용권이 똑같이 지급된다”며 “앞으로 고객들에게 문자를 통해 구매이용권 사용 관련 내용을 차례로 안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쿠팡 조치에 대해 “금액 크기도 그렇지만 쿠팡이 얼마나 고객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근본적 의지를 보이는지가 보다 중요하다”며 “구매이용권 자체는 고객들에게 경제적 이득을 주는 만큼 긍정적인 조치로 보이는데, 고객들이 배려를 받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사태가 좀 더 수습 국면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특히 “김 의장이 국회 청문회에 직접 나와 사과하는 게 더 진정성 있는 태도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며 “한국 정서와 문화도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날 김 의장은 약 한 달간의 침묵을 깨고 사과문을 냈다. 김 의장은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국회 청문회에는 불참한다고 통보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부정 여론은 여전히 거센 상황이다. 일각에선 “쿠팡이 한국 정부 ‘패싱’(무시) 방침을 정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특히 정부와 대립각을 이어가는 모양새도 쿠팡으로선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쿠팡은 “실제 유출된 정보는 3000명뿐”이라는 주장을 고수하며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확산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쿠팡이 주장하는 내용은 민관합동조사단에 의해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라고 정면 반박해 양측 주장이 진실 게임 양상으로 치달았다.
‘최고 수준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점도 쿠팡 입장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쿠팡 매출 41조 원에 현행법상 과징금 상한인 3%를 적용하면 과징금 규모는 1조2000억 원에 이른다.
최준영·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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