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북도의 청렴 1등급, ‘청렴의 역설’을 깨트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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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기관과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한 '2025년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은 앞다투어 "우수기관 선정"을 자랑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주목할 만한 사례는 경북도의 종합청렴도 1등급 달성이다.
"무엇이 경북도를 다르게 만들었는가?" 그리고 "청렴의 성과는 적극행정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오늘날 모든 공직사회가 되짚어봐야 할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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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기관과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한 '2025년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은 앞다투어 "우수기관 선정"을 자랑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주목할 만한 사례는 경북도의 종합청렴도 1등급 달성이다. 2002년 청렴도 평가가 시작된 이래 24년 만에,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거둔 성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결과 앞에서 자축에만 머무르기보다,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한다. "무엇이 경북도를 다르게 만들었는가?" 그리고 "청렴의 성과는 적극행정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오늘날 모든 공직사회가 되짚어봐야 할 중요한 과제다.
청렴은 공직자의 기본 덕목이다. 하지만 청렴 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공직자는 위축된다. "괜히 나섰다가 오해받거나 징계라도 받는다면?" 이런 불안이 행정의 '멈춤'을 부른다. 결국에는 책임 회피, 민원 외면, 형식적 응답 같은 소극행정이 반복된다. 청렴이 공익 실현의 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장애물이 되는 '청렴의 역설'이 벌어지는 것이다.
진짜 청렴은 정지된 상태가 아니다. 공익을 위한 도전과 실패를 감수하되 책임을 지는 자세, 이것이 바로 적극행정이다. 그 위에 세워진 청렴이야말로 살아 있는 가치다. 청렴이 소극행정의 면죄부가 아니라, 도전을 왜곡 없이 지켜주는 윤리적 기반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경북도의 사례는 매우 시사적이다. 이번 청렴도 1등급 달성은 단지 공직자들의 태도 변화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경북도는 청렴을 일회성 캠페인이 아닌 제도화된 시스템으로 정착시켰다. 직장 내 괴롭힘 심의위원회에 민간 전문가의 참여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고, 도청·소방·시·군이 함께하는 갑질 예방모델을 운영한다. 또한 고위직 청렴 챌린지, 공감 간담회, 청렴 해피콜 등을 상시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청렴이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일상 속 행정절차로 스며든 결과다.
여기에 주목할 점이 하나 더 있다. 경북도는 청렴만 잘한 것이 아니라, 적극행정 시스템도 잘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정 전반에 "변해야 산다"는 메시지를 확산시켰다. 이와 함께 적극행정 우수공무원 선발제도, 도민 체감형 규제개혁 과제 발굴, 민·관협력 문제해결 공모사업, 지역 맞춤형 성과관리 모델을 도입하면서 청렴과 적극행정이 양축으로 함께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즉, 경북도는 '문제 없음'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선택했고, 그 기반 위에 청렴을 올렸다. 청렴과 적극행정은 서로를 완성하는 쌍두마차처럼 작동해야 한다. 청렴은 공직사회를 멈추게 하는 브레이크가 아니라, 국민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윤리적 엔진이 되어야 한다.
이제 우리 행정이 자랑해야 할 것은 등급 그 자체가 아니다. 공직자가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책임질 수 있는 환경, 그리고 그 구조를 뒷받침할 제도와 문화의 힘이다. 청렴은 국민을 향한 실천 위에서 피어나는, 행동하는 가치여야 한다.
전영하 인사혁신처 적극행정교육강사, 한국농촌창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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