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아내-장남 이어 차남 ‘예비군 의혹’… 후임자 벌써 거론
金측 “사실무근… 사퇴는 없다”
野 “물러나야”… 범여권도 사퇴론
與 차기 원내대표 경쟁 점화 가능성… 박정-백혜련-한병도 등 물밑 준비

● 金 측 “사퇴 안 한다는 입장 변화 없어”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2022년 9월경 김 원내대표의 차남은 개인 사정으로 예비군 훈련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자 자격증 시험을 이유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가 보좌진에게 “훈련을 연기할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김 원내대표 보좌진으로 근무했던 A 씨는 28일 “병무청 관계자와 연락해 자격증 시험 수험표를 출력하고 관련 서류를 팩스로 보냈다. 시험을 억지로 만들어 치른 것으로 예비군법 위반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 측은 “관련 지시를 한 기억이 전혀 없다”며 “아들과 해당 보좌진은 술자리를 따로 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다. 아들이 ‘예비군 훈련 연기가 되냐’고 물어보니 (A 씨가) ‘다 방법이 있다’며 병무청에 문의해 해결해 주겠다고 해 감사를 표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차남 취업을 청탁하고 그 대가로 올 2월 국회에서 경쟁사인 업비트(두나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질의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원내대표 측은 “가상자산 업계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는 상식적인 차원의 질의였을 뿐, (차남) 채용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현재 김 원내대표는 배우자 이모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가 과거 지역구 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수사해 달라는 고발장이 이날 서울 동작경찰서에 접수됐다. 이 씨는 2022년 7∼8월경 동작구의회 부의장 법인카드를 받아 200만 원가량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이미 수사기관에서 ‘혐의 없음’으로 종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 또는 공개회의 발언 등을 통해 최근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는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박병언 대변인은 “막중한 임무가 부여된 여당 지도부의 한 명으로서 책임과 지혜를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거취 결단을 촉구했다. 진보당 이미선 대변인은 “김 원내대표의 배우자가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은 중대한 범죄 의혹”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와 다를 게 무엇이냐”고 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즉각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고 국민 앞에 책임부터 져야 한다”고 했다.
● 金 사퇴 시 친명-친청 균형 구도 재편 가능성
민주당 내에선 김 원내대표가 사퇴할 경우 친명(친이재명)과 친청(친정청래)이 균형을 이뤘던 구도가 재편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청래 대표의 강성 개혁 드라이브로 당청 관계에 불협화음이 노출된 가운데 청와대와의 소통을 강점으로 내건 김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지도부 내 ‘힘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
친청 일각에선 김 원내대표가 직을 유지하는 데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한 친청계 초선 의원은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계속 살아서 가고 있는데, 내란 청산 등 굵직한 일을 하기에 쉬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친청계 한 재선 의원은 “정 대표도 마음대로 결정을 할 수 없으니 본인에게 우선 기회를 주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거리를 두고 있다.
김 원내대표가 내년 6월까지 예정된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경우 보궐선거가 불가피하다. 현재 3선 박정, 백혜련, 한병도 의원 등(가나다순)이 도전 의사를 갖고 의원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래 사무총장과 이언주 최고위원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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