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천만영화 실종… 마블 자리를 日 애니가 차지
14년 만에 천만영화가 없는 해, ‘1억 저지선’을 간신히 지켰다. 마블이 힘을 잃은 사이 일본 애니메이션이 날았다. 2025년 한국 영화 시장은 이와 같이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2025년은 천만영화로 상징되는 흥행 대작의 부재가 두드러진 해였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천만영화가 한 편도 없었다. 극장이 정상적으로 문을 열지 못한 코로나 기간(2020~2021년)을 포함하면 4년 만이다. 지난 27일까지 올해 누적 관객은 1억 424만6548명이다. 지난해 연간 관객 1억 2312만5371명에 비해 천만영화 두 편(‘파묘’ ‘범죄도시4′)이 빠진 만큼 관객이 줄었다. 코로나 이전 연간 2억명이던 영화 시장은 2022년부터 4년째 1억명대로 굳어졌다.


한국영화의 부진도 확연했다. 한국영화는 2005년 이후 20년 만에 최저 관객(4319만5725명), 최저 점유율(41.4%)을 기록했다(코로나 기간인 2021~2022년 제외).
올해 가장 큰 특징은 일 애니의 진격이다. ‘믿고 선택하는 흥행 영화’라는 마블의 위상을 일 애니가 그대로 접수했다.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 ‘체인소맨’이 이끄는 이른바 ‘귀주톱의 시대’가 열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8월 개봉)은 569만명으로 전체 2위,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9월 개봉)은 343만명으로 6위를 차지했다. ‘주술회전’은 TV 애니를 새롭게 편집한 ‘회옥·옥절’과 ‘시부야사변×사멸회유’가 잇따라 개봉하며 도합 60만명 가까이 모았다. 이달 초 개봉한 ‘시부야사변×사멸회유’는 12위까지 밀려났다가 연말 특수를 맞아 10위권에 다시 진입하는 인기를 누렸다. 3월에 개봉한 ‘극장판 진격의 거인 더 라스트 어택’ 역시 TV판의 종합편집본인데도 100만명 가까이 관객이 들었다.
이 같은 일 애니 전성기에는 역설적으로 극장 흥행의 적수인 OTT가 기여했다. 과거 만화책으로 일 애니를 접한 중장년 세대는 물론이고, 넷플릭스 등에서 일 애니를 관람한 1020 관객이 다음 이야기나 종합편을 보기 위해 기꺼이 극장을 찾았다. 극장의 존재 이유를 넷플릭스가 증명한 셈이다. 일 애니가 단순한 영웅물에서 진일보해 극장에서 즐길 수준의 화려한 액션과 현시대 정서에 들어맞는 복잡한 인간 심리를 보여줬다는 점도 세대 통합 흥행 영화로 자리 잡은 이유로 꼽힌다. ‘귀칼 무한성’은 4050 세대 관객 비율이 25%에 달해 30대와 동일하다.

흥행 대작이 없어 내내 위기론이 들썩였던 중에도 독립·예술영화는 꾸준히 관객을 모았다. 올해 관객 15만명을 넘긴 독립·예술영화는 15편으로, 작년보다 오히려 1편 늘었다. 지난해 매출액(245억원)과 관객(250만명)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한 ‘재개봉 르네상스’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신작이 부진한 사이 틈새시장의 기회를 잡은 경우다.
올해는 재개봉 순위에서도 일 애니가 약진했다. 재개봉 영화 1위는 4K 버전으로 아이맥스에서도 개봉한 ‘모노노케 히메’(19만2000명)였으며, 5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6만2000명), 7위 ‘너의 이름은.’(3만7000명)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재개봉 흥행작(‘남은 인생 10년’ ‘비긴 어게인’ ‘소년 시절의 너’ ‘노트북’ 순서)이 로맨스 위주였다는 점과 뚜렷하게 다른 흐름을 보였다.
봉준호·박찬욱 감독의 신작이 같은 해 선보인 드문 기록도 남겼다. 두 감독의 신작이 나란히 개봉한 것은 2003년(‘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이후 22년 만이다. 관객 규모도 봉 감독의 ‘미키17’(301만명)과 박 감독의 ‘어쩔수가없다’(290만명)가 300만명 안팎으로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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