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큰 후유증만 남긴 ‘최대, 최장’ 특검, 그래 놓고 ‘재탕’ 추진

김건희 전 대통령 부인의 비리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검의 수사 기한이 어제 끝났다. 지난 7월 2일 출범 이후 180일 만이다. 정권 교체 직후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내란·외환 사건 특검과 해병대원 순직 사건 특검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14일 각각 수사를 종결했다. 윤석열 정권 관련 3대 특검이 모두 막을 내린 것이다. 헌정 사상 최대 규모, 최장 기간이다. 박근혜 정권 관련 사건을 다룬 박영수 특검의 수사 기간은 90일이었다.
그럼에도 이들 특검의 성과가 컸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내란·외환 사건과 관련해 특검은 27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대부분 특검 출범 이전 공수처 수사 때 드러난 사안이었다. 외환 관련 수사는 미군이 관리하는 오산 기지를 압수수색하는 무리수로 동맹 훼손 논란을 일으켰다. 해병대원 순직 특검은 더 한심하다. 150일 수사를 통해 33명을 기소했지만 실제로 특검이 밝힌 것은 ‘VIP 격노설’을 확인한 것 정도다. 10건의 구속영장 청구 중 9건이 기각된 것은 이들의 수사가 얼마나 부실했는지 말해준다. 검찰이 이런 수사를 했다면 수사 책임자가 이미 문책을 받았을 것이다.
가장 큰 후유증을 남긴 것은 민중기 특검이다. 민 특검은 지난 8월 민주당 정치인이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통일교 관계자의 진술을 받고도 수사하지 않았다. 거대 정치 게이트로 발전할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정식 조서조차 작성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언론에 공개되자 뒤늦게 경찰에 이 사건을 넘겼다. 정치적 중립 위반, 직무 유기를 넘어 은폐 범죄에 해당한다.
무리한 수사로 양평군청 공무원을 극단적 선택까지 몰고 간 것도 민중기 특검팀이다. 특검이 끝나기도 전에 특검 수사가 수사 대상에 오른 경우는 처음이다. 민중기 특검 본인은 특검의 수사 대상 주식에 투자해 1억여 원의 부당한 차익을 거둔 의혹을 받고 있다. 민 특검은 수사 성과만 발표하지 말고, 그동안 드러난 특검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해야 한다.
지난달까지 3대 특검에 배정된 예산이 260억원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추산한 최종 예산은 508억원이지만 공소유지 비용을 고려하면 훨씬 늘어날 수밖에 없다. 1000억원까지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2차 종합특검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규정한 2차 특검의 14개 수사 대상은 새로운 것이 없다. 모두 3대 특검이 180일 동안 수사한 내용이다. 세금이 얼마나 들어가든 재탕, 삼탕을 하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얼굴 두꺼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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