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제명, 국힘 한심” “포용 아닌 원칙 파기” 與서도 파열음

이가영 기자 2025. 12. 2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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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8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보수진영 출신 인사인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이 지명되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2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고 판단한다”며 “대통령의 중도‧실용주의적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를 ‘해당 행위’로 제명한 것을 두고는 “배신 행위로 볼 게 아니라 오히려 경제와 예산을 정상적으로 회복하고, 예산을 만들 때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창구로 생각하면 된다”며 “과민 반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와 국민 관점에서 봤을 때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로 임명한 것을 더 평가해줘야 한다”며 “배신이라고 규정하는 건 국민의힘 시각에서만 그런 것 같다. 국민은 오히려 잘했다고 할 것 같다”고 했다.

조승래 사무총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제1야당의 전직 의원이자, 현직 지역위원장을 국가 예산을 기획·편성·총괄·관리하는 요직 중의 요직인 기획예산처 장관에 임명한 대통령의 통합 의지에 제명으로 화답하는 꼴”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한 통합 정치는 없는 국민의힘은 참 한심한 정당”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당 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번 인선을 두고 반발 기류가 흘렀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계엄을 옹호하고 국헌문란에 찬동한 이들까지 통합의 대상인가”라며 “윤석열 정권 탄생에 크게 기여했거나 윤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의 대상이어야 하는가는 솔직히 쉽사리 동의가 안 된다”고 했다.

윤준병 의원도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 외치고 윤석열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의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의 파기”라며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범여권인 조국혁신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혜훈 지명자에 대한 인사 검증을 위해 윤석열과의 결별 여부를 확인하고자 한다”며 “이 후보자는 ‘윤석열을 석방하라’고 직접 외치는가 하면 ‘민주당이 내란을 선동하고 있다’는 플래카드를 걸었던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을 옹호하기 위해 외쳤던 그 말들, 지금은 어떤 입장인가”라고 물었다.

아울러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이상의 점을 모두 확인한 것인지, 어떻게 확인한 것인지도 밝힐 필요가 있다”며 “이 후보자의 능력이 얼마나 높은지 몰라도 윤석열 탄핵을 외친 국민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이혜훈 발탁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미래통합당 소속으로 3선 의원을 지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 중구성동구갑에 출마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를 지명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 국정 인사 철학이 기본적으로 통합, 실용 인사 두 축이 있다”며 “이런 인사 원칙을 이번에도 지켰다고 볼 수 있다. 경제‧예산 분야에 누구보다도 전문가로 꼽히는 분들, 실무 능력을 다 갖춘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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