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유일 고교 남자 핸드볼부 ‘해체 위기’
경남에서 유일한 고교 남자 핸드볼부가 선수 수급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실상 해체 위기에 몰렸다.
◇내년 선수 2명뿐…학교 측 “운영 어려워”= 28일 경남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남에서 유일하게 고교 남자 핸드볼부를 운영하는 창원중앙고등학교는 선수 이탈로 내년엔 2학년 1명, 3학년 1명 등 2명만 남게 된다. 올해 1학년 3명 중 2명이 팀을 떠났고, 2학년 4명 중 3명도 운동을 그만뒀다. 졸업을 앞둔 창원중앙중학교 핸드볼 선수 3명이 모두 진학하더라도 대회 출전을 위한 최소 인원인 7명을 채우지 못한다.
창원중앙고는 올해도 인원 미총족으로 전국대회 5개 중 3개 대회에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출전한 2개 대회 중 1개 대회는 일반 학생을 임시로 투입해 가까스로 인원만 맞췄고, 10월 부산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전에서는 5명으로 출전해 예선 탈락했다.

28일 개보수를 진행 중인 창원중앙고등학교 체육관.
◇갈 곳 잃은 중학생 유망주들= 당장 졸업을 코앞에 둔 창원중앙중 3학년 핸드볼 선수 3명은 갈 곳을 잃었다. 창원중앙중은 올해 3개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거둘 정도로 정상급 실력을 갖췄다. 제80회 전국종별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21년 만에 정상에 올랐고, 제22회 태백산기 전국종합핸드볼대회와 2025 핸드볼코리아 전국중고등선수권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했다.
그러나 현재는 경남을 떠나는 선택까지 고민하는 처지다. 창원중앙중 핸드볼부 3학년 선수 학부모 A씨는 “최대한 경남에 남고 싶다”면서도 “여건이 안 된다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전학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면 창원중앙고는 재학생 단 2명만 남아 사실상 팀 운영이 불가능해진다.
현장에서는 선수 이탈의 원인으로 열악한 훈련 환경과 지도 체계의 불안정을 꼽는다.
A씨는 “중앙고 체육관에는 풀코트가 아닌 반코트만 있어 창원중앙중에서 주요 훈련을 받아야 한다”며 “코치도 단기 계약직 근무 형태라 훈련 집중도가 낮고 연속성이 결여된다. 이런 악조건이 고교 선수들의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창원중앙고 핸드볼부에서는 지난해 2월 경남체육회가 지원한 코치가 두 달 만에 퇴사했고, 새 코치 B씨가 6월부터 10월까지 업무를 이어받은 데 이어 올해도 3월부터 10월까지 계약을 맺었다. 11~12월 두 달은 학교가 자체 예산으로 B씨를 고용했지만, 당장 내년 1월부터는 코치를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경남도체육회는 “도내 유일한 고교 남자 단일팀이라 체육회 차원에서 지원해 왔다”면서도 “교육청 소속 코치는 정년이 보장되지만, 체육회 단기 지도자는 근무 연속성이 없어 구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교육청 “협의하겠다”… 종목단체 “안일한 태도”= 경남교육청은 문제를 인지하면서도 뚜렷한 해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경남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 관계자는 “반코트만으로는 정상적인 팀 훈련을 충분히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단일 종목 전용 규격에 맞춘 증설을 단기간에 추진하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학생들의 훈련에 어려움이 없도록 학교 측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코치 처우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청에서 지원할 수 있는 수는 한정돼 있고 현재 포화 상태라 직접 지원은 불가하다”며 “핸드볼부 유지를 위해 여러 방면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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