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늑장 사과하고 청문회 불참, ‘두 얼굴’ 김범석 한국 깔보나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이 28일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미흡한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사과 드린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3370만명의 정보 유출 사태 발생한지 41일 만이다. 그는 “유출자가 탈취한 정보를 100% 회수하는 것이 신뢰 회복의 모든 것이라 생각했다”며 입장 표명이 늦어진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김 의장은 오는 30~31일 국회 연석 청문회에 ‘일정상 이유’를 들어 또 출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늑장 사과도 모자라 의문투성이 ‘셀프 조사’와 사과문 한장으로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건가.
김 의장은 유출 사태 수습과 쇄신 의지를 담은 사과문이라고 했지만, 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입장문에 불과했다. ‘유출 정보를 100% 회수 완료했다’ ‘유출자가 저장한 정보 3000건의 외부 유포는 없었다’며 확인되지 않은 쿠팡 측 입장만 일방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경찰은 쿠팡이 유출자로부터 확보한 기기를 건드린 정황이 있다며 데이터 손실 여부도 추가로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한다.
지난 25일 쿠팡의 ‘셀프 조사’ 발표에 정부가 “사실과 다른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유감을 표하자, 쿠팡은 하루 뒤 2000자 입장문을 내고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진행한 조사”, “정부와 국회, 일부 언론이 ‘억울한’ 비판을 한다”고 재반박했다. 이 와중에 쿠팡이 낸 영문판 해명자료는 한글판과는 다른 내용이 많아 충격적이다. 한글판의 ‘억울한 비판’을 ‘잘못된 혐의(false accused)’로 표현하고 “한국 정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한 것이다. ‘셀프 조사’가 빚은 논란을 차단하고, 미국 시장이나 글로벌 투자자를 향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공격한다”고 호도해 상황을 뒤집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사태 해결에 앞장서야 할 당사자가 ‘미국 기업 탄압’으로 물타기하려는 파렴치한 행태는 끝까지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김 의장은 “모든 비판과 질책을 받아들여 철저히 쇄신하겠다”고 했다. 이 말에 일말의 진정성이라도 있다면, 김 의장은 국민 앞에 서서 유출 사태를 직접 사과하고 납득할 만한 조치를 제시해야 마땅하다. 이번에도 대리 출석으로 책임을 회피한다면, 대한민국을 무시하고 정부·국민에 맞서겠다는 뜻으로 볼 수 밖에 없다. 국회와 정부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밝히고, 반노동·반사회·반인권 기업 쿠팡을 일벌백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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