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경기도 결산] 기후보험·주 4.5일제… 경기도 추진 정책 전국 지자체 '솔깃'
온열·한랭질환 진단비 등 지급
기후부서 벤치마킹 2027년 시행
주 4.5일제 내년부터 전국 도입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올 한해 국내 경제 여건은 크게 나빠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대외 정세는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경기도는 어려움 속에서도 여러 성과를 거두며 전국 최대 광역지자체로서 위용을 뽐냈다. 노동·기후 정책에서 다른 지방정부는 물론 중앙정부까지 선도하는 모습을 보였고, 어려운 외교 여건을 직접 돌파하며 100조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이제는 여당 도지사로서 전임 지사의 정책을 일관성 있게 끌어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민선8기가 6개월여 남은 가운데 기호일보는 2025년 경기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28일 기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기후보험 도입 등 내용이 담긴 '제4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 대책'이 대통령 직속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서 최종 의결됐다. 정부는 내년 용역에 착수해 2027년 기후보험을 시행할 예정이다.
기후보험은 경기도가 올해 3월 전국 최초로 시행한 정책이다. 전 도민이 무료로 자동 가입되며 폭염·한파 등에 따른 온열·한랭질환 진단비나 기후이상에 따른 감염병, 기상특보 관련 4주 이상 상해 시 위로금 등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기후취약계층(시·군 보건소 방문건강관리사업 대상자) 16만여 명은 ▶온열·한랭질환 입원비 ▶기상특보 시 의료기관 교통비 ▶기후재해 시 구급차 이후송비 ▶기후재해 정신적피해 지원을 추가로 보장받을 수 있다.
기후보험은 시행 8개월 만에 총 4만2천278건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전체 지급 건수의 98%인 4만1천444건이 고령이나 저소득층 등 기후 취약계층이었다. 아직 홍보가 미흡해 대부분은 의료기관 교통비(4만1천414건)였지만, 도는 추후 홍보를 강화하면 다른 분야로도 보험금이 지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도의 기후보험을 향한 관심은 전국으로 뻗어나갔다. 다른 지자체에서 도의 기후보험을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늘었고, 국회에선 기후보험을 국가 전체로 확대하려는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어 정부가 기후보험을 도입키로 했다. 이호현 기후부 제2차관은 기후위기 적응 대책을 발표하면서 "기후부는 (이번 기후보험 추진을 위해) 경기도 기후보험도 벤치마킹하고 있다. 그 스킴(보험 구조)도 적극 벤치마킹해서 활용할 수 있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주 4.5일제는 지난해 8월 김동연 경기지사가 심각한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언급하면서 도가 전국 최초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도는 노사 합의로 ▶주 4.5일제 ▶주 35시간제 또는 36시간제 ▶격주 주4일제 ▶혼합형 중 하나를 선택해 노동시간을 단축하도록 지원한다. 지난 10월 31일 기준 총 107개 기업(민간 106, 공공 1)에서 3천50명의 노동자가 참여하고 있다.
핵심은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이다. 도는 노동자 1인당 월 최대 26만 원(주 5시간 단축 기준)의 임금 보전 장려금을 지원한다. 기업당 최대 2천만 원 한도에서 업무 프로세스·공정 개선 컨설팅, 근태관리시스템 구축 지원 등 생산성 향상 지원도 제공된다.
다만 노동시간 단축으로 줄어드는 임금을 도 예산으로 보전해주는 구조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12일 발간한 '사회적 대화가 우선돼야 할 주4.5일제 도입' 보고서에서 "주4.5일제 도입 논의의 가장 중요한 쟁점은 '임금 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의 가능성"이라며 "제도 도입을 성급히 앞당기기보다 사회적 대화 기반을 차분히 갖추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기웅 기자 wo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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