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능성’을 성과로 증명한 실험실 창업

텍스코어(TeX-Corps)가 정식 출범한지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공연구성과 기반의 실험실 창업 탐색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2015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6년부터 공식 사업으로 편성해 이를 운영해 왔다. 연구실의 기술이 시장으로 스며들 가능성이 있는지를 아이코어(I-Corps) 방법론을 통해 시장에서 직접 검증하고, 안정적인 실험실 창업 단계로 연결될 수 있는 체계적 발판을 정부가 마련해 준 셈이다.
10년차를 맞은 텍스코어는 수많은 성공사례들을 만들어내며 실험실 창업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지만 그 출발점은 순탄치 않았다. 미국 NSF I-Corps 모델을 벤치마킹해 국내에 도입한 이후, “한국은 인프라가 부족하다”, “생태계 없이 방법론만 따라 한다고 미국과 같은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적 시각이 잇따랐다. 실험실 창업의 특성상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6~7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도 사업 초기 평가를 어렵게 했다.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증명할 수 있는 성과는 제한적이던 시기였다.
하지만 텍스코어는 지난 10년간 이러한 의구심을 차례로 지워냈다. 지난 2015년 시범사업에 참여한 SOS LAB 정지성 대표는 2024년 6월, 텍스코어 최초로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며 상징적 이정표를 세웠다. 뒤이어 3~4개 팀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실험실 창업이 더 이상 연구실에 머무는 활동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24년까지 762개 팀이 아이코어 교육을 수료했고, 이 중 352개 팀이 실제 창업으로 이어졌다. 창업기업들은 28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매출 역시 2800억원을 돌파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지난 10년간 정부가 투입한 예산(682억원) 대비 9배에 달하는 6200억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두었고, 이는 동일 기간 NSF I-Corps의 성과를 넘어서는, 가히 놀랄만한 성과라는 점이다.
이제 실험실 창업은 ‘가능성의 영역’에서 ‘성과의 영역’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을 재편하는 시대에 국가 경쟁력은 결국 기술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 기술의 출발점이 바로 대학과 연구소의 실험실이다. 글로벌 기술경쟁의 중심에 서기 위해 대한민국은 연구성과 기반의 ‘실험실 창업’을 더욱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텍스코어는 지난 10년간 그 가능성을 명확히 증명해 왔다. 이제는 우수한 잠재력을 가진 실험실 창업팀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대한민국만의 특화된 실험실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전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단연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중에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는 사례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공공연구 성과 기반의 실험실 창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 관심과 정책적 투자와 함께 민간 투자 영역의 적극적 참여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 실험실 창업은 대한민국의 확실한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실험실 창업의 가능성을 성과로 증명해왔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우수한 실험실 창업기업들이 탄력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촘촘한 실험실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여 글로벌을 대표할 수 있는 수많은 딥테크 유니콘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지난 12월 10일 세계적으로 과학적 성취를 기리는 노벨상 수여일을 맞아 과기정통부에서 지원하는 ‘공공연구성과 확산 대전’이 개최되었다. 국민들에게 우수한 공공연구 성과가 일상과 산업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연구자와 기업에 성과 확산과 협력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을 통해 공공연구성과의 확산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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