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AI 가속기 韓출시 검토... "엔비디아 독점 시장에 새 선택지"

‘어센드 950’ 시리즈 내년 선보여
서버·네트워크·SW 전 과정 지원
'엔드 투 엔드’ 전략으로 고객 확보

발리안 왕 화웨이코리아 대표(가운데)와 에릭 두 화웨이코리아 부사장(왼쪽 첫번째)이 지난 2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화웨이 데이 2025'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화웨이가 내년 한국 시장에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어센드 950' 시리즈를 선보인다. 국내 AI 가속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화웨이는 AI 칩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서버·네트워크·스토리지·소프트웨어 등 AI 도입 전 과정을 지원하는 '엔드 투 엔드' 솔루션을 앞세워 고객사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어센드'는 엔비디아 외 제2 선택지"

발리안 왕 화웨이코리아 대표는 지난 26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개최한 '화웨이데이 2025'에서 "최신 AI 칩인 어센드 950 시리즈를 내년 한국 시장에 출시를 희망한다"며 "한국 기업들에게 엔비디아 외 제2의 선택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어센드 950은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된 AI 가속기다. HBM의 정확한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HBM3E(HBM 5세대)과 HBM4(HBM 6세대) 사이 성능일 것으로 추정된다.

화웨이코리아는 칩을 낱개로 판매하는 대신 클러스터 단위로 판매할 계획이다. 수천개의 어센드 칩을 하나로 연결하는 '슈퍼팟' 기술을 적용해 최적화된 AI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고, 단일 칩 성능의 한계도 극복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 제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력 효율·연산 등 AI 칩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화웨이코리아는 국내 파트너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어센드 950 시리즈 판매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왕 대표는 "단순히 하나의 AI 카드나 AI 서버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 설비와 스토리지 등을 묶어 제공하면 타사 대비 더 높은 성능을 보일 수 있다"이라면서 "화웨이가 자체적으로 집성하고, 서비스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겠다"고 전했다. 다만, 두 번 접는 폴더블폰 '메이트 XTs' 등 자사 스마트폰을 한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서 10년 인재양성 성과 공유

화웨이코리아는 이날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 '씨드 포 더 퓨처'(Seeds for the Future)'의 한국 내 10년 간 운영 성과도 공유했다. 씨드 포 더 퓨처는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청년들이 글로벌 환경에서 정보통신기술(ICT)·디지털 리더십을 확장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한국에서만 7000명 이상이 거쳐갔다.

프로그램 참가자 78%가 후배들에게 참여를 추천하겠다고 밝힐 만큼 현장 호응도 높다. 한양대에 재학 중인 김서융씨는 프로그램 참가 소감에 대해 "책에서만 보던 내용이 글로벌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체험하며 시야를 확장할 수 있었다"며 "글로벌 환경에서 협업하는 경험을 쌓고, 구체적인 미래를 설계하며 공부할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전했다. 화웨이코리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동국대 황승훈 교수도 "씨드 포 더 퓨처 프로그램이 한국의 대학생들을 포함한 글로벌 인재들의 미래 성장을 위한 씨앗이 됐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