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했나?” 소화제 먹고 참다 돌연사, 왜?

김영섭 2025. 12. 28. 18: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심장협회 “고령층·여성 40%, 가슴통증 없어…턱·등 아프거나 소화불량 식은땀 증상 나타나면 구급차 불러야”
여성과 노년층의 40%는 심장마비의 전형적인 증상인 가슴통증을 겪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소화불량, 메스꺼움, 감기몸살로 착각하기 쉬운 피로감과 무력감, 호흡곤란, 턱과 등의 통증 등 비전형적인 심장마비 증상을 보인다. 특히 체한 것 같은 증상이나 턱이나 어깨, 등 쪽으로 통증이 퍼지는 방사통은 여성과 70대 이상 고령층에 흔히 나타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와 기름진 음식 탓에 속이 더부룩해지기 쉽다. 급체했거나 술병이 났다고 생각해 소화제나 숙취해소제를 먹고 버티는 경우가 특히 많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체기가 느껴지거나 등이나 턱 쪽으로 통증이 퍼진다면, 이는 단순한 소화불량이 아닌 급성심근경색(심장마비)의 신호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12월 말부터 1월 사이는 급성심근경색과 이로 인한 돌연사의 위험이 연중 가장 높은 때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심장마비의 주된 증상인 극심한 가슴통증 외에도 꽤 빈번히 나타나는 증상이 적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급성심근경색 환자 중 남성은 약 78%가 전형적인 가슴 통증을 느끼지만, 여성과 고령층 은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비율이 약 60%에 그쳤다. 여성이나 노인 환자 10명 중 4명(38%)은 가슴이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심근경색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비전형적 증상(복수 응답)으로는 호흡 곤란(42%), 감기몸살로 착각하기 쉬운 극심한 피로감과 무력감(35%), 소화불량, 메스꺼움, 턱과 등의 통증(28%)이 꼽혔다. 특히 체한 것 같은 증상과 턱이나 어깨, 등 쪽으로 통증이 퍼지는 방사통은 여성과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눈에 띄게 많이 나타났다.

드라마나 영화 속 심근경색 환자가 거의 모두 가슴을 쥐어짜며 쓰러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딴판이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심장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2025년 5월호에 실렸다.

심장과 위장은 횡격막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위치해 있고, 자율신경계를 공유한다. 이 때문에 뇌가 심장의 통증을 위장의 문제로 착각하기 쉽다. 따라서 가슴통증 외 증상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이런 증상을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인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소화제를 먹거나 손을 따는 등 자가 처치를 하며 시간을 지체하는 사이, 막힌 혈관으로 심장 근육은 매우 빨리 괴사한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최근 연말연시 경고문을 통해 "가슴 중앙의 압박감뿐만 아니라, 팔, 등, 목, 턱 또는 위장의 통증과 함께 식은땀, 현기증이 나타나면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아침이나 과음 후에, 또는 흥분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명치가 답답하고 식은땀이 흐른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증상이 심해지고 쉬면 나아지는 양상을 보인다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전조증상일 확률이 매우 높다. 이때는 자가용으로 이동하기보다는 119 구급차를 이용해 심혈관 시술이 가능한 응급실로 직행하는 것이 좋다. 이는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자주 묻는 질문]

Q1. 단순 체기인지 급성 심근경색인지 일반인이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요?

A1.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움직임'과 '동반 증상'입니다. 단순 체기는 움직인다고 해서 통증이 급격히 심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은 빨리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 심장에 무리가 갈 때 가슴이나 명치 통증이 심해지고, 쉬면 조금 나아지는 특징을 보입니다. 또한 체한 느낌과 함께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식은땀'이 흐르거나, 호흡 곤란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 소화불량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즉시 119를 불러야 합니다.

Q2. 증상이 애매할 때 우황청심환을 먹거나, 택시를 타고 가는 게 낫지 않나요?

A2. 절대 금물입니다. 급성 심근경색은 언제 심장이 멈출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입니다. 우황청심환을 삼키다가 기도로 넘어가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도 있고, 자가용이나 택시 안에서 심정지가 오면 대처가 불가능합니다. 119 구급차에는 제세동기 등 응급 장비가 갖춰져 있고, 이동 중에 심혈관 시술이 가능한 병원에 미리 연락해 '패스트트랙'(도착 즉시 시술) 준비를 시킬 수 있습니다. 1초라도 시간을 아끼려면 무조건 119를 타야 합니다.

Q3. 치아나 잇몸이 아파서 치과에 갔는데 심장 문제일 수도 있나요?

A3. 네, 그렇습니다. 이를 '연관통(Referred Pain)'이라고 합니다. 심장에 분포된 신경과 턱, 목, 어깨로 가는 신경이 척수에서 서로 겹쳐 있기 때문에, 뇌가 심장의 통증을 턱이나 치아의 통증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만약 치과 검진상 치아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턱 전체가 뻐근하게 아프거나, 이 통증이 가슴 답답함과 함께 나타난다면 심장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여성과 노인에게서 이런 증상이 흔합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