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만 밀어줘선 안돼” 지방선거 경쟁 본격화…혁신당·민주당·총리도 너도나도 호남행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너도나도 호남을 찾아 민심 챙기기에 나섰다. 두 정당 공통의 최대 지지 지역인 호남을 두고 혁신당은 건강한 경쟁을, 민주당은 압도적 지지를 호소하며 선거판을 예열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당 지도부는 지난 26일 전남 목포·장성·곡성, 27일 전북 정읍·부안·고창에서 정책설명회를 열어 민주당과의 차별화와 경쟁 구도를 부각했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정읍 샘고을시장에서 “큰아들(민주당)만 몰아준다고 집안이 잘되지 않는다. 둘째 아들, 둘째 딸도 잘 할 수 있다”며 “민주당을 존경하고 항상 손잡고 일하지만 혁신당이 더 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부안 알미장에선 민주당을 겨냥해 “새만금 만들어지고 30여년 동안 전북 경제를 일으킨다고 말했지만 희망고문이었다”고 지적했다. 고창의 한 카페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잘 하고 계신다”면서도 “전북 발전을 위해선 (혁신당과 민주당이)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언 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광주지역 공천을 총괄하는 광주시당위원장인 양부남 의원에게 조승환 광주 서구청장 예비후보자가 500만원을 후원한 사실을 언급하며 “민주당 공천이면 당선된다는 호남 지방정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혁신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권 단체장과 기초의원을 대거 당선시켜 당세를 확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혁신당은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광주·전남의 지지에 힘입어 조 대표를 비롯한 비례대표 의석 12석을 얻었다. 지난 4월에는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꺾고 첫 지방자치단체장을 배출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오는 29일 전남 무안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이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맞아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에 참석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당대표 재선 도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 확보를 위한 지방선거 승리에 민주당의 전통적 핵심 지지 지역인 호남의 지지는 필수적이다.
정 대표는 지난 19일 광주 전남대에서 당원 특강을 열어 “광주는 민주당의 심장이자 정권 교체의 발원지”라며 “호남의 염원인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완수하고,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기 위해 호남 당원 동지들이 선봉에 서 달라”고 호소했다. 정 대표는 지난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호남권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민심 접촉면을 늘렸다. 당대표 취임 이후에는 당내 호남발전특위를 출범시키고 6차례 호남을 찾아 공을 들였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추모 행사에 참석한 뒤 전남 신안 주민참여형 태양광 발전 단지를 방문한다. 김 총리는 지난 7월 광주 침수 현장 시찰, 지난달 26일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와 민생 탐방, 지난 4일 광주 노인 정책 현장점검, 지난 20일 전남도청 ‘K-국정설명회’ 등 4차례 호남을 찾았다. 김 총리는 K-국정설명회에서 “이 대통령의 호남에 대한 애정은 찐(진짜)”이라며 “정말 호남이 잘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잦은 호남 행보를 두고 김 총리가 내년 당대표 선거에 도전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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