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 글로벌 제약사 특허절벽…기술 갖춘 K바이오에 빅찬스"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5. 12. 28. 17:3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M&A 세계1등 매슈 김 제프리스 바이오테크 대표
블록버스터 신약 특허 끝나
매출 타격 큰 글로벌 제약사
필사적으로 M&A 나설 것
판 바뀔 때 큰 기회 열려
비만치료제 기술 수출 등
韓 신약개발 잠재력 탁월
우수 인력·임상체계도 강점

◆ K바이오 ◆

"한국 바이오테크의 성과가 봇물 터지듯 쏟아질 시기가 머지않았습니다. 이미 에이비엘바이오와 디앤디파마텍 같은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그 저력을 증명했죠. 전 세계 빅파마와 제약바이오 투자자들의 검토 대상에 'K바이오'가 올라와 있다는 것도 고무적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프리스에서 바이오테크 부문을 총괄하는 매슈 김 대표는 영국 런던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K바이오 낙관론을 폈다. 제프리스는 JP모건을 제치고 이 분야 글로벌 1위에 오른 IB 업계 '큰손'이다. 최근 10년간 약 3000억달러(약 439조원) 규모의 제약바이오 인수·합병(M&A)에서 자문을 맡았다.

김 대표는 뉴욕 월가에서 20년 넘게 일한 바이오 전문 금융인이다. 제프리스를 포함해 IB 업계에서 약 22년을 근무하며, 전 세계의 숱한 바이오테크 기업들을 상대하면서 옥석을 가려왔다. 지금까지 그가 자문한 M&A와 기술이전 등 바이오테크 간 거래만 250건이 넘는다.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의학연구재단 중 하나인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한 전문성에, 소위 '빅딜'을 알아보는 투자자적 혜안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이미 글로벌 빅파마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화이자와 노보노디스크 간 인수전의 중심에 있었던 비만약 개발사 '멧세라'의 파이프라인에는 한국 디앤디파마텍의 기술이 녹아 있다"며 "리가켐바이오 같은 항체·약물접합체(ADC) 강자들도 세계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특히 2026년을 중대 분기점으로 꼽았다. 'K바이오 시대'를 열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세일즈에 나설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의미다. 김 대표는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대, 고려대 등 훌륭한 연구 성과를 내는 대학들이 많다"며 "빅5 병원 등 우수한 임상 시스템과 바이오테크 생태계, 세계 최고 의료진까지 고급 인력도 포진해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고 했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M&A 흐름이 활발한 것도 한국 기업들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주력 의약품의 특허 만료에 따른 '특허 절벽'에 직면하면서, 이를 메울 새로운 혁신 기술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를 잘 공략하면 한국 바이오테크들도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한국 바이오테크 업계는 아직 초기 단계로 여전히 성장 중이기에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기대된다"며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나 전자제품, 반도체 등 다른 산업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듯이, 바이오테크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렇게 성공 사례들이 쌓이다 보면 한국이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심지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 대표는 "성공 사례들이 늘기 시작하면 마치 '디아스포라(diaspora·고국이나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는 집단)'처럼 더 많은 회사들이 생겨나고 해외로 진출할 것"이라며 "한국이 바이오테크의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나 보스턴처럼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 한인 이민가정으로,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과 결혼했고 한국말도 능숙하다. 자녀들에게 집안에서 꼭 한국말을 쓰라고 강조하고, 매년 여름이면 가족들과 한국을 찾는다.

한인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도 이끌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어로직스 대표와 이병건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한국 고문 등 한국 바이오테크 핵심 관계자들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인 그는 지난해 7월 비영리 단체 '엘레베이트 바이오테크(ElevAAte Biotech)'를 설립했다.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에 41억달러에 인수된 레이즈바이오의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한 켄 송 등이 함께 참여했다. 김 대표는 "한국인 전문인력의 성공 사례가 전 세계 헬스케어 및 바이오 산업에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엘레베이트는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제약바이오 전문가들의 성장에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바이오테크 분야 유일의 헤드급 한인으로서 김 대표는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돕는 것이 그의 개인적 소명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제프리스의 한국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 이천기 한국 총괄대표와 손잡고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구상도 들려줬다.

그는 "글로벌 바이오 전문성을 가진 나와 한국 자본 시장의 베테랑인 이 대표가 원팀으로 움직이면서 한국 바이오테크들에 '다리'가 되어주고 싶다"면서 "한국 바이오테크들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제값을 인정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매슈 김 대표

△미국 듀크대 경제학·생물학과 학사 △미국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 연구원 △2003년 UBS 애널리스트·부국장 △2024년~현재 엘레베이트 바이오테크 설립자 △2009년~현재 제프리스 바이오테크 부사장·수석부사장·대표

[런던 고재원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