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파격 발탁’에 국민의힘 격앙…한동훈 “‘윤어게인’한 사람을 장관에”

배현진 “정치적 도의 넘어선 배신행위…즉각 제명해야”
이혜훈 "무거운 책임감…경제 살리기에 모든 것 쏟아붓겠다”

(시사저널=김임수 기자)

2024년 3월25일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이혜훈 중구성동구을 국회의원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에 국민의힘 전신 정당에서 내리 3선을 지낸 이혜훈 전 의원(후보자)을 파격 발탁하면서 국민의힘이 일제히 반발했다. 특히 이 전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옹호한 이력이 있음에도 이재명 정권 신설 부처 장관에 기용한 것이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를 이르면 오늘 당에서 제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오후 이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2차 내란특검하고 내란정당 해산시키겠다면서 '계엄옹호, 윤어게인'하는 사람을 핵심 장관으로 지명하는 이재명 정권.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라고 반문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역시 이 후보자에 대해 "윤어게인 외치던 국힘 당협위원장"이라며 "이재명정권 코메디에 극우들도 당황하겠네"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이 후보자를 당에서 즉각 제명할 것을 요청했다. 배 의원은 "국민의힘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강세 지역인 서울 서초갑에서 3선을 지낸 전직 중진의원이자 현직 당협위원장이 탈당계조차 내지 않고 이재명 정부에 합류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를 넘어선 명백한 배신행위"라며 "이 지명자의 행보는 자기 출세를 위해 양심과 영혼을 팔았던 일제 부역 행위와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은 이 후보자가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명의로 '민주당의 내란선동에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사진을 게재하며 "이혜훈 지명은 경제 폭망에 대한 물타기", "보수의 변절은 유죄!"라며 날을 세웠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한편, 이 후보자는 장관 지명 이후 입장문을 내고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새로이 출범하는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정치적 색깔로 누구에게도 불이익을 주지 않고, 적임자라면 어느 쪽에서 왔든지 상관없이 기용한다는 이 대통령의 방침에 깊이 공감한다.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를 성실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경제와 민생 문제 해결은 본래 정파나 이념을 떠나 누구든지 협력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 저의 오랜 소신"이라며 "갈등과 분열이 대한민국 국정에 과거 어느 때보다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지금, 제가 평생 공부해 오고 쌓아 온 모든 것을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쏟아붓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