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철도공사에 밀린 스마트셸터…발동동 [현장, 그곳&]

7호선 연장 공사 앞두고 이전...학생·주민 ‘불편’에 안전사고 우려까지
市 “시공사·道에 설치 요청 중”

포천시 선단동 대진대학교 앞에 폐쇄된 버스정류장 스마트셸터에 발주처와 시공사 명의의 정류장 이전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손지영기자

“엄동설한에 승객 보호시설을 폐쇄해 버스를 기다리다 손과 귀가 다 얼어붙겠습니다.”

28일 오전 9시30분께 포천시 선단동 대진대 앞 버스정류장. 이곳에서 만난 주민 A씨(62)는 옷깃을 여민 채 연신 손을 비비고 있었다. 옆에 서 있던 다른 주민들도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 도착 방향만 바라보고 있었다.

수도권 전철 7호선 연장 포천~옥정 광역철도 공사를 앞두고 대진대 앞 버스정류장이 이전하면서 기존에 설치돼 있던 승객 보호시설(스마트셸터)을 옮기지 않은 채 정류장만 이동해 이용객들이 한파 속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

해당 광역철도는 경기도가 시행하는 사업으로 수도권 전철 7호선 연장선인 양주 고읍동에서 포천 군내면까지 17.1㎞를 연결한다. 정거장 4곳(양주 한 곳·포천 세 곳)과 경정비 차량기지 1곳을 신설하는 대형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1조4천930억원에 달한다. 공사는 3개 공구로 나뉘어 진행되며 2030년 하반기 완공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광역철도 공사 구간에 포함된 기존 대진대 버스정류소는 약 200m 떨어진 곳으로 이전됐다. 그러나 이전 전 정류장에 설치돼 있던 스마트셸터는 철거되지 않은 채 원래 자리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

포천시 선단동 대진대학교 인근 스마트셸터가 폐쇄된 버스정류소에서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손지영기자

해당 정류장은 대진대 학생과 인근 지역 주민의 이용이 많은 곳이다. 시는 승객 편의를 위해 건화주유소 인근에 임시 신규 버스정류소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지만 정작 가장 필요한 승객 보호시설은 이전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 B씨(45)는 “광역철도 공사는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버스정류장만 먼저 옮겨 불편하다”며 “승객이 많은 곳인 만큼 최소한의 보호시설은 먼저 마련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 C씨(61·여)는 “한파 속에서 버스를 오래 기다리는 상황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안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해당 광역철도 공사는 경기도가 발주한 사업”이라며 “시는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공사와 경기도 등에 스마트셸터 이전 또는 대체시설 설치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지영 기자 son2025@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