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하는 ‘반중 민심’ 타고 日 열도 휩쓰는 ‘다카이치 열풍’
‘적극 재정’에도 민심 호응…가중된 경제난에 ‘탈중국 부작용’ 우려도
(시사저널=박대원 일본 통신원)
그야말로 신드롬이다. 2025년 10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연일 고공행진하는 모습이다. 12월 내각 지지율은 요미우리신문이 실시한 전국여론조사(19~21일)에서는 73%로 나타났으며, 아사히신문이 실시한 전국여론조사(20~21일)에서 68%, 산케이신문이 실시한 전국여론조사(20~21일)에서 75.9%로 나타났다. 내각 출범 이후 3개월 연속으로 높은 내각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하는 이유로는 정책에 대한 기대감(29%), 총리의 지도력(25%), 총리의 신뢰성(19%)이 순위권 안에 들었다. 눈에 띄는 것은 젊은 층의 뜨거운 지지세다. 산케이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9세 유권자 중 무려 92.4%가, 30~39세 유권자 중 83.1%가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시바 내각 말기였던 2025년 9월의 여론조사(9월20~21일)에서 이시바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37.9%로 나타나고, 18~29세 유권자 중 14.4%만이 이시바 내각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던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10명 중 6명 "다카이치 대중 강경 자세 지지"
대만 유사시가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한다는 다카이치 총리의 국회 발언 이후 중·일 관계가 냉각되는 상황이 일본 정부에 '반사이익'을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발 일본행 항공편의 연이은 취소 △중·일 우호의 상징인 판다가 54년 만에 일본에서 사라지게 되는 상황 △중국 전투기의 일본 전투기를 향한 레이더 조준 등 중·일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 다카이치 지지율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제2야당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중국의 대일 강경 자세에 다카이치 총리가 의연한 대응을 하고 있는 점이 높은 지지율의 요인 중 하나라고 봤다. 실제 산케이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자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이 59.6%로 나타났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중·일 갈등에 대한 일본 정부의 냉정한 대응을 호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카이치 내각 지지층에 한정하면 70% 이상이 일본 정부의 대중 외교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일 갈등 상황에서 보이는 다카이치 내각의 '주장하는 외교'가 내각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는 또 하나의 배경으로 '적극 재정'을 포함한 경제 정책을 지목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본에 거주하는 20대 A씨는 다카이치 내각이 휘발유 및 경유에 붙는 잠정세율을 폐지하기로 한 조치에 대해 "여태껏 질질 끌고 있던 것을 매우 신속하게 처리했다"면서 다카이치 총리의 적극적인 경제 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도 "다카이치 내각이 성장 중시의 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를 얻고 있는 점이 지지율 고공행진의 큰 이유 중 하나 아닐까"라는 생각을 밝혔다. 고물가 대책으로서 아동 수당 1인당 2만 엔 일괄 지급, 겨울철 전기·가스 요금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일본 국민의 생활비 부담 완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높은 내각 지지율이 주목받는 가운데,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다카이치 내각과 아베 신조 내각의 유사점과 차이점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먼저 아베 내각에서는 자민당이 보수 세력의 지지를 얻으며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했던 반면, 다카이치 정권은 중·참의원(상·하원) 모두에서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소수 여당으로서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도쿄도지사를 역임한 바 있는 국제정치학자 마스조에 요이치는 아베 내각과 다카이치 내각 모두 높은 내각 지지율을 유지했다는 점, 해당 내각에서 일본 정치가 '우경화' 및 '보수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베 정권에서는 온건 노선을 지향하는 연립여당 공명당이 자민당의 '우경화' 및 '보수화'에 브레이크 역할을 했다면, 다카이치 정권은 공명당과의 연립 해소 이후 일본유신회와의 연립(각외협력) 구축으로 '우경화'와 '보수화' 노선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봤다.
아베 내각과 다카이치 내각이 동일하게 '경산성(경제산업성) 인맥'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2025년 10월의 다카이치 내각 발족 이후 다카이치 총리 및 기하라 관방장관의 수석비서관은 경산성 출신 간부가 담당하고 있다. 이에 더해 경산성 출신이자 아베 전 총리의 비서관 출신으로 연설문 작성을 담당했던 사이키 고조가 12월19일 다카이치 정권의 내각공보관(차관급)으로 기용됨으로써, 경제 중시 노선의 연속성을 보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아베 전 총리의 '경산성 인맥' 활용 노선을 참고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인플레 심화·금융시장 불안정 걱정도
그러나 적극 재정으로 인한 인플레 심화와 금융시장 불안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다카이치 내각 발족 이후 일본의 장기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점, 보정예산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 발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계에서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 아니라 사실상 '방만 재정'이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중·일 관계 긴장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산케이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3.9%가 중·일 관계 냉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으며, 교도통신의 전국여론조사(12월20~21일)에서도 응답자의 59.9%가 중·일 관계의 긴장이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세계 2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던 일본의 1인당 GDP는 OECD 38개국 중 24위까지 하락한 상태다. 중국과의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다카이치 내각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 일본 경제의 부활을 통한 '강한 일본' 만들기를 견인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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