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된 동생·극단 선택한 남편·누나가 용의자”…부산 밀실 살인사건, 진실은?

장연주 2025. 12. 28. 13:1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부산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의문의 밀실 살인의 진범은 누구일까.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갑작스러운 남동생 사망 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지난 8월29일 누나 부부 아파트에 머물던 40대 정수혁(가명) 씨가 사망했다. 오후 5시47분쯤 누나 정미애(가명)씨가 약속이 있어 집을 나설 때만 해도 분명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는 남동생 정씨.

하지만 그날 오후 8시5분쯤 누나가 집에 들어왔을 때 불은 꺼져 있었고, 남편 박씨(가명)가 안방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거실에 담요를 덮고 누워 있던 동생은 끈으로 목이 졸린 채 숨져 있었다.

검시 결과, 사망 추정 시간은 오후 7시경. 누나 정씨가 외출한 사이 집안에는 동생과 남편만 있었던 만큼, 남편 박씨가 용의자로 지목됐다. 평소 부부관계가 좋지 않았고, 동생과도 사이가 껄끄러웠기 때문에 누나 정씨 또한 남편 박씨의 범행을 의심했다.

하지만 박씨는 당시 술을 한잔하고 잠들어 있었다며 한사코 범행을 부인했다. 박씨는 몽유병이 있어 처남과 다툰 건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그저 안방에서 TV를 보다 잠들어 아내가 집에 돌아온 것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내가 뭐 몽유병 환자처럼 그렇게 했는가도 싶고. 그 상황이 전혀 납득이 안가니까”라고 말했다.

그런데, 사건 발생 13일 뒤 박씨가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가족에게 별다른 말도 없이, 범행에 대한 자백도 없이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겼다.

결국 매형이 처남을 살해한 뒤 사망한 걸로 마무리되는 듯 보였던 사건은 3개월 뒤 반전을 맞는다.

부검 결과, 사망자 몸에서 누나가 평소 복용하던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누나 정씨가 동생 살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경찰에 입건된 것이다.

정씨는 “누구보다 의지했던 동생을 살해할 이유가 없다”며 “제가 범인으로 의심이 된다고 나왔다고요? 내가 동생을 뭐로 죽였는지 말해주세요!”라고 제작진에 결백을 호소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그렇다면, 경찰은 왜 누나 정씨를 용의자로 지목했을지 의문이 든다.

경찰은 누나 정씨가 시신을 발견했음에도 40분 이후에나 신고를 했고, 112에 신고하는 것보다 알고 지내던 보험 설계사에게 먼저 연락한 점 등이 석연찮다며 보험금을 노린 살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정씨의 사위는 “진범인 박씨의 자살을 막지 못한 경찰이 초동 수사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장모를 범인으로 몰아가고 있다”라며 “장인 뺀 나머지 가족이 모두 탈북민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박씨와 재혼을 한 정씨는 그와 결혼 직후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고, 최근에는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이에 불만을 품은 박씨가 자신의 편을 드는 동생 정씨를 살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정씨는 또 “수면장애, 우울병, 공황 장애 등으로 수면제 처방을 받은 약을 동생이 블랙커피에 타서 마신 것이 평소 블랙커피를 즐기는 남편의 범행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탈북민이라는 편견을 갖지 말고 공정하게 수사를 해달라”라고 간절하게 호소했다.

다만, 박씨의 가족들과 지인들의 입장은 달랐다.

그의 죽음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 또 처남과 사이도 좋고 딸도 각별했던 박씨가 오랜 시간 가족들에게 헌신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실제로 이번 사건 발생 후 절친과 나눈 통화에서도 답답함과 억울함을 호소하며 아내를 걱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작진은 취재를 통해 그가 남긴 유서 내용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내용이었던 것을 확인했다.

더욱이 제작진은 취재 중 누나 정씨가 주장한 보험금 보다 더 많은 보험금이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됐다. 회사에서 단체로 가입한 보험 등 최대 2억원의 보험금을 상속인인 누나 정씨가 받을 수 있다는 것.

또 정씨는 탈북민이기에 법적 상속인 증명이 어려워 보험금을 노리고 그런 범죄를 저지를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는 “피해자의 몸에서 검출된 수면제가 누나의 수면제와 동일하다는 게 증거가 될 수는 있지만 충분한 증거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누나도 용의 선상에서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이어 “교살이 명확한데 증거 수집이 사건 발생 18일 만에 이루어졌다”며 “밀실 살인에 타살이기 때문에 둘 중에 한명이 범인인 상황인 만큼, 둘 중에 남은 사람이 범인이라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유무죄 판단이 매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또 박씨에 대한 프로파일링에 대해 “그가 범인이라면 치밀하고 냉혹한 범죄를 저질렀다. 그런데 이후 확증도 없는 상태에서 주변의 의심만으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누나 역시 정교하고 완벽한 거짓말을 해야만 하는데 실제로는 그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방송은 수사 결과가 누구에게도 억울함을 남기지 않기를 바라며 끝까지 해당 사건을 주시할 것이라 말하면서 마무리됐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