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운석의 우리술 이야기)식혜, 단술, 감주를 구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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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혜와 감주(甘酒), 단술. 헷갈린다.
경상북도 지역에선 식혜를 단술이라고도 하고 감주라고도 했다.
정확하게는 감주는 한자로 술 주(酒) 자를 쓰기 때문에 술이고, 식혜는 술이 아니다.
감주는 쌀과 전통누룩으로 빚는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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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혜와 감주(甘酒), 단술…. 헷갈린다. 특히 경상도 지역에선 일상적으로 세 단어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기 때문에 더 혼동된다. 경상북도 지역에선 식혜를 단술이라고도 하고 감주라고도 했다.
정확하게는 감주는 한자로 술 주(酒) 자를 쓰기 때문에 술이고, 식혜는 술이 아니다. 당화와 알코올발효 과정을 알고 나면 이해할 수 있다.
식혜는 엿기름을 사용해서 전분을 당으로 바꿔준다. 엿기름 속의 전분분해효소가 전분을 당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엿기름 속에는 당을 알코올로 바꿔주는 효모가 없기 때문에 알코올이 생기지는 않는다. 여기에 효모나 전통누룩을 넣어주면 알코올발효가 일어나면서 술이 된다. 이 과정을 거쳐 술이 되는 것이 맥주다.
맥주를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맥주의 주재료는 엿기름과 같은 보리의 싹을 틔워 말려놓은 몰트(malt)이다. 싹을 틔우는 이유는 보리 알맹이 속의 전분분해효소인 아밀레이스(Amylase)를 활성화시켜 주기 위해서다(2005년 표준어 개정으로 아밀라제가 아밀레이스로 바뀌었다).
몰트를 63~68℃ 정도의 물 속에 1시간 담가두면 전분분해효소가 보리의 탄수화물(다당류)을 발효당(이당류, 단당류)과 비발효당(삼당류 이상 다당류)으로 분해한다. 당화과정이다. 여기에 효모를 투입하면 효모가 발효당을 소비하고 알코올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발효되지 않는 비발효당은 잔당으로 남아 맥주의 바디감을 풍성하게 해준다.
감주는 쌀과 전통누룩으로 빚는 술이다. 누룩 속의 전분분해효소가 쌀의 전분을 당으로 바꿔놓는다. 그러면 효모가 당을 소비하고 알코올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감주는 알코올을 만들어내는 중간단계에서 멈춘다. 술이 익기 전에 인위적으로 발효를 멈추기 때문에 술이라고 해도 알코올 도수가 매우 낮고 당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단맛이 강하다. 걸러서 맑게 해서 마시기도 하지만 양이 아주 적게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 그대로 먹는다.
한국전통주는 숙성을 할수록 맛과 향이 좋아진다. 감주는 숙성을 하지 않는다. 발효과정을 거치기 전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감주와 비슷한 제주도의 발효음료인 쉰다리는 조금 다르다. 먹다 남은 찬밥에 물과 누룩을 섞어두면 발효가 일어나면서 식혜도 아니고 막걸리도 아닌 중간 정도가 된다. 이를 살짝 끓여 알코올을 날리고 냉장보관해두고 시원하게 마신다.
쉰다리는 주로 여름에 만들었다. 밥이 남으면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여기에 누룩가루와 물을 섞어 발효시키는 것이다. 알코올도수가 낮아 음료수대용으로 마시는데 새콤달콤한 맛이어서 단술이라고도 불렀다.
감주는 술이지만 음료로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알코올 도수가 많이 낮다. 반면 한국전통주 중에는 단맛이 강하면서도 알코올 도수까지 높은 술도 많다. 대표적인 술이 감향주(甘香酒)다.
감향주는 『수운잡방』, 『주찬방』, 『음식디미방』, 『요록』, 『규곤요람』, 『온주법』, 『규합총서』 등 여러 고문헌에 전해오는 술이다. 구멍떡으로 빚어 이름만큼 단맛이 강하고 이화주처럼 떠먹는 술이기도 하다.
감향주와 감주, 이름만으로는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양조과정에서 차이가 난다. 감주는 도중에 발효를 멈추게 해 당이 알코올로 바뀌지 못하게 인위적으로 조절해 단맛은 강한데 알코올 도수는 낮다. 반면 감향주는 끝까지 발효를 한다. 4, 5일 발효 후 채주를 하기도 하고 문헌에 따라 21일 발효 후에 채주를 하기도 한다. 감주가 거의 반나절 만에 발효를 끝내는 것과 차이가 있다.
식혜 중에서 안동식혜는 경북북부지역에서 많이 먹는다. 특히 겨울철 살짝 살얼음이 언 상태로 잣을 띄워 먹으면 제맛이다. 고춧가루와 생강의 매콤한 맛, 무의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특별한 맛이다.
박운석(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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