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모금 잔치’ 연말정산…2.9조원 수금 비결은 [트럼피디아] 〈55〉

● 마러라고의 ‘100만 달러 만찬’
트럼프 대통령은 휴일에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고액 기부자들과 소규모 만찬을 자주 가진다. 이 식사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입장료처럼 100만 달러를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지지 슈퍼팩 ‘마가’의 정치자금 명목이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직후에도 마러라고로 향했다. 금요일 밤 핼로윈 무도회 이후 토요일 오전 일찍 골프를 친 트럼프 대통령은 그날 저녁 고액 기부자와 만찬을 열었다. 이날 모금한 금액은 1000만 달러. 그의 측근은 “1,000만 달러가 예전에는 큰돈 같았는데 이제는 일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미국 대통령의 워라밸 문화는 트럼피디아 19화에서 다뤘다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50413/131401700/1
트럼프 대통령 역시 주말을 주말답게 보낸다는 점에서는 전임 대통령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그는 마러라고에서 후원금을 쓸어 담고 있다. 후원자들과의 만찬은 마러라고의 야외 테라스 식당에서 열리며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직접 선곡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트럼프의 마러라고 일상은 트럼피디아 1화에서 다뤘다.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50120/130865959/1
● 트럼프, 중간선거에 탄핵 달렸다고 판단
슈퍼팩으로 들어온 자금은 내년 11월 중간선거에 투입될 전망이다. 경합지에 거액을 투입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주는 후보들을 홍보하고, 민주당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토록 중간선거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만약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그들이 자신을 조사하고 탄핵하려 할 것이라며 자신의 마지막 2년이 비참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역사적인 액수의 돈을 모으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 “트럼프의 모금에 한계는 없다”
슈퍼팩 말고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할 방법은 다양하다. 그의 각종 프로젝트에 돈을 대주는 부자들도 많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 자신의 민원을 해결하거나 사업상의 이득을 얻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모금 내역 공개 의무가 없어 투명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기부 행렬의 시작은 대통령인수위원회였다. 지난해 대선 승리 직후 가동된 인수위는 연방 지원금을 포기하는 대신 5000달러라는 기부액 상한을 적용받지 않게 되면서 억만장자들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행사마다 거액의 기부금이 쏟아졌다. 지난 1월 취임식에는 2억4500만 달러(약 3540억2500만 원)가 모였는데 이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2021년 모금액의 약 4배 수준이다. 지난 6월 육군 창설 250주년 군사 퍼레이드는 팔란티어, 코인베이스, 오라클 등의 기업이 후원했다. 이 기업들은 오너가 트럼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내년 7월 4일 건국 250주년과 북중미 월드컵 등 대형 행사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모금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부자들을 더 쥐어짤 것이다. 그의 모금에 한계는 없다”고 액시오스에 전했다.
● 일각에선 “다음 정권과 마찰 우려”
다만 모든 주요 기업이 트럼프 기부에 적극 나서는 것은 아니다. 미국 1위 은행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연회장에 기부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5일 CNN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우리는 수많은 정부 사업에 참여합니다. 그래서 다음 (정권의) 법무부와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호의를 사는 것에 대한 어떠한 인식도 감수할 수 없습니다. 또 이 결정은 사업을 하기 쉽게 만들어주더라도 특정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한 내규에 따른 것입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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