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객기 참사 1년' 시애틀공항 가보니…한국과 '다른' 접근법

이윤석 기자 2025. 12. 2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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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지, 모레면 1년 되는 날입니다.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오늘부터 연속 보도해 드릴 텐데요. 먼저, 조류 충돌 관련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꼽히는 미국의 시애틀 터코마 국제공항을 가봤습니다. 우린 그저 총을 쏴서 새들을 쫓고 있지만, 이곳의 접근법은 달랐습니다.

이윤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객기가 쉴 틈 없이 뜨고 내립니다.

곳곳에 조류 탐지 레이더가 작동 중입니다.

경보가 울리면 생태학자 등 조류 전문가들이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스티브 오스멕/시애틀국제공항 야생동물 생태학자 : 2007년에 처음 레이더 2대를 설치했고, 2013년에 공항을 10개 구역으로 나눠 조류 레이더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미끼를 활용한 전통 방식 트랩도 사용합니다.

포획된 새는 연구실에서 철저히 분석합니다.

GPS를 부착해 움직임을 추적하거나,

[마이클 미들턴/시애틀국제공항 야생동물 생태학자 : GPS로 새들이 공항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파악하고, 위험 지역을 피하도록 이동 경로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먼 곳으로 보내 서식지를 바꿉니다.

깃털 등을 스미소니언 박물관 연구소로 보내 더 세밀한 연구도 진행합니다.

어떤 새들이 왜 공항으로 들어오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입니다.

[카를라 도브/스미소니언 박물관 조류학자 : 분석한 정보는 미국 모든 공항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항공기 엔진이나 부품을 설계하는 기술자들도 활용합니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새들을 공항에 끌어들이는 요소를 하나하나 제거합니다.

물웅덩이엔 그물을 치거나 검은색 물체를 가득 띄워 새들의 접근을 차단합니다.

[스티브 오스멕/시애틀국제공항 야생동물 생태학자 : 이렇게 하면 새들이 위에서 날다가도 물이 있는 걸 못 봐요. 그냥 지나쳐서 다른 곳으로 가버립니다.]

공항 근처 농지를 직접 매입해 없애기도 합니다.

국내 공항들이 주로 사용하는 총을 쏴서 새들을 쫓아내는 방법은 활용하지 않습니다.

아주 급할 때만 예외적으로 쓰는데, 그때도 여러 종류 탄환을 섞어서 사용합니다.

새가 특정 소리에 익숙해지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공항 내부는 물론 주변 생태계까지 관리하는 겁니다.

[스티브 오스멕/시애틀국제공항 야생동물 생태학자 : 이건 단순한 예산 문제가 아닙니다. 저희는 비행기뿐 아니라 공항 안팎을 비행하는 시민들을 모두 보호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야생동물까지도요.]

[화면출처 JTBC '사일런트 어택 : 버드 스트라이크']
[영상편집 김동준 제작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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