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병기, 의원직 내려놔야”…與서도 “나라면 처신 고민”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 원내대표를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이 연일 언론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어느 하나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정감사 직전 쿠팡 대표와 70만 원짜리 호텔 오찬 △대한항공 160만 원 호텔 숙박권 수수 △가족의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요구 △아내의 동작구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국정원 다니는 아들 업무를 보좌진에게 떠넘겼다는 ‘아빠 찬스’ 의혹 등 최근 김 원내대표를 상대로 제기된 각종 의혹을 거론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의혹의 본질은 외면하면서 등 떠밀리 듯 SNS상에 사과문만 게시했을 뿐, 공개 사과와 거취 표명 등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자신이 폭로전의 피해자인 것처럼 ‘남 탓’, ‘보좌진 탓’으로 사안을 진흙탕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미온적 태도도 비판했다. 그는 “당 원내사령탑이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데, 민주당 지도부는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책임 있는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이 스스로 내세워 온 도덕성과 공정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박 수석대변인은 “의혹의 본질은 보좌진과의 갈등이 아닌 국회의원이자 여당 원내대표라는 막강한 권한이 사적으로 사용됐는지, 직무와 이해관계가 얽힌 기업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편의를 제공받았는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 개인의 일탈을 넘어 민주당 지도부 전체의 책임 회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민주당이 진정 국민 눈높이를 말하려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며 “김 원내대표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즉각적인 의원직 사퇴를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간 불거진 의혹에 대해 페이스북과 입장문 등을 통해 적극 해명해왔다. 쿠팡 70만 원짜리 호텔 오찬 의혹에는 “3만8000원짜리 파스타를 주문했다”며 쿠팡 측과의 만남에 대해 떳떳하다고 밝혔다. 160만 원 상당의 호텔 숙박 초대권을 대한항공이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이유불문 적절하지 못했다”면서도 “확인 결과, 2025년 현재 판매가는 조식 2인 포함해 1일 30만 원대 초중반”이라고 했다. 또 대한항공으로부터 ‘가족 의전’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는 “편의를 제공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제보자로 추정되는 전직 보좌진들이 대화방에서 자신을 향해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자신의 부인을 향해 “이빨을 다 깨고 싶다”고 대화한 내용을 25일 공개하며 역공에 나섰다. 이에 전직 보좌진들은 입장문을 내고 “해당 대화는 김 원내대표 부인이 막내 보좌직원의 계정을 동의 없이 몰래 자신의 휴대전화에 설치해 취득한 것”이라며 추가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보좌진들은 이미 김 원내대표를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으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양측의 폭로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가운데 민주당에선 김 원내대표의 거취를 압박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다. 정청래 대표는 26일 기자회견에서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당 대표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같은 날 CPBC 라디오 ‘김준일의 뉴스공감’에서 김 원내대표에 대해 “저라면 당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처신에 대해 깊게 고민할 것”이라며 “당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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