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 저리고 밤에 깨면 '손목터널증후군' 의심해야 합니다"

김진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2025. 12. 2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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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형외과 전문의 고광민 원장
손목터널증후군, 반복적인 손 사용이 주원인... 조기 진단과 관리 중요
방치 시 신경 손상 우려, 스트레칭·보호대 착용 등 예방 습관으로 개선 가능
고광민 원장|출처: 남서울정형외과

손목 저림이나 야간 통증을 단순 과로 탓으로 돌려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손목 내 신경 통로가 좁아지는 '손목터널증후군'의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방치하면 손 기능이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어,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정형외과 전문의 고광민 원장(남서울정형외과)에게 진단부터 치료, 예방법까지 자세히 들어봤다.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어떤 질환인가요?
간단히 말하면, 손목에 있는 '터널' — 정식 명칭으로는 수근관(carpal tunnel)이라 부르는 공간이 좁아져서 그 안을 지나는 정중신경(median nerve)이 눌리는 상태입니다. 이 신경이 압박을 받으면 손바닥, 특히 엄지·검지·중지 쪽에 저림·통증이 나타나거나, 손이 시리고 밤에 깨는 일이 많아집니다.

이 증후군은 손목을 과도하게 쓰는 직업군(사무직, 주부, 제작업 등)에 많이 나타나고, 여성이나 임신·폐경기 등 호르몬 변화가 있는 분들에게도 자주 발생합니다. 따라서 "손목이 가볍게 저리니 괜찮겠지" 하고 지나치면 손가락 감각이 떨어지거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등 기능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원인이 무엇인가요?
원인은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설명해볼 수 있습니다.

1. 반복적 손목 사용: 손목을 일정 각도로 굽히거나 펴는 동작을 오래 하면 수근관 내부 힘줄이 부풀고, 공간이 좁아지면서 신경 압박이 생깁니다. 컴퓨터 키보드 작업, 스마트폰 과다 사용, 키보드·마우스 조작이 많은 직업군에서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2. 해부학적/구조적 요인: 손목 뼈 구조나 수근관 자체가 해부학적으로 좁은 경우가 있고, 염증이나 부종이 생겨 터널 내부 압력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전신적 요인 및 호르몬 변화: 특히 여성, 임신이나 폐경기, 당뇨병·신장질환·갑상선 기능 이상 등 대사나 순환 상태가 좋지 않은 분들이 더 잘 걸립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해야 하나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 손바닥 엄지·검지·중지 쪽이 저리고 찌릿한 느낌, 특히 밤에 통증이나 저림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
● 아침에 일어나 손목이 뻣뻣하거나 잘 펴지지 않는 느낌
● 손목을 옆으로 꺾거나 손을 특정 각도로 사용할 때 통증이나 저림이 악화됨
● 손으로 물건을 들거나 잡을 때 힘이 약해지거나 자주 떨어뜨리는 경우
● 통증이 손목에서 손가락으로 퍼지는 느낌이거나, 손바닥 부위의 감각이 둔해지는 느낌

이런 증상이 지속된다면 "그냥 피로려니" 하고 넘기지 말고 전문가 진단을 받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진단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진단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1. 문진 및 신체검사
환자분의 손목 사용 습관, 증상이 시작된 경과, 밤·아침 증상 변화 등이 중요한 단서가 돼요. 신체검사에서는 손목을 꺾었을 때 저림이 유발되는지(피닉스 검사, 터널 압박 증상 등) 확인합니다.

2. 영상/전기진단 검사
● 초음파: 수근관 내부 힘줄의 부종이나 압박 상태를 확인하는 데 유용합니다.
● 신경전도검사(NCS): 정중신경이 얼마나 눌려 있는지, 신경의 반응속도가 느려졌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측정합니다.
● 필요시 MRI나 CT: 구조적 이상이나 동반된 병변(힘줄 파열, 골관절 이상 등)을 확인할 때 사용됩니다.

이처럼 증상 + 검사 결과를 종합해서 압박 정도, 시행 가능한 치료 방식, 수술 필요성 등을 판단하게 됩니다.

치료 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치료는 압박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접근합니다. 가능한 한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도하고, 상태가 심각하거나 회복이 더딜 경우 수술을 고려합니다.

1. 비수술 치료
● 생활 습관 개선: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동작을 최소화하고, 관절에 무리를 주는 좋지 않은 자세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손목 보호대 착용: 특히 밤에 손이 저리거나 잠을 자주 깨는 경우 보호대를 착용하면 수근관 내 압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약물치료 및 주사치료: 손목 내부 염증이 심할 경우 소염진통제를 쓰거나 신경주사를 통해 압박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 물리치료·재활운동: 손목 주변 근육 강화, 스트레칭, 손목을 굳히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수술 치료
만약 비수술 치료로 호전이 없거나, 신경 기능 저하가 진행되어 감각 상실이나 근력 저하가 생겼다면 '수근관 개방술(carpal tunnel release surgery)' 같은 수술을 고려합니다. 수술을 통해 수근관을 넓혀 신경 압박을 풀어주는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절개가 작고 회복이 빠른 최소침습 방식도 많습니다. 치료 이후에는 재활과 생활습관 유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수술 잘했다고 끝이 아니라, 손목을 다시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나쁜 자세로 돌아가면 재발하거나 기능 저하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밤마다 심해지는 손목 저림, 단순 피로 아닌 '손목터널증후군'|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재발 가능성은 있나요?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네, 재발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손목을 반복 사용하거나 잘못된 자세가 계속되면 다시 압박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다음을 지키시는 게 중요합니다.

● 작업 중간 휴식 갖기: 손목을 계속 같은 자세로 쓰지 말고 20~30분마다 손목 흔들기, 스트레칭 하기
● 좋은 자세 유지: 컴퓨터 사용 시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키보드·마우스 위치 조정, 스마트폰도 너무 오랫동안 손목 구부린 채 쓰지 않기
● 손목 주변 근육 강화 및 유연성 유지: 손목 돌리기, 손바닥 펴고 쥐기, 손가락 스트레칭 등
● 보조기구 활용: 밤에 보호대 착용, 반복 동작 작업 시 손목 부담 줄이는 보조기 사용
● 전신 건강 관리: 당뇨·갑상선·신장질환 등 신경과 순환에 영향을 주는 기저질환을 관리하여 손목 신경 압박 위험 낮추기

마지막으로 손목 저림·통증으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증상이 조금씩 나타나고, 처음엔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하고 넘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저림·통증이 밤에 심하거나 아침에 뻣뻣하다거나, 손으로 물건을 잡고 있으면 자꾸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면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하지 말고 반드시 진료 받아보셔야 합니다. 특히 손목은 우리가 일상생활·업무에서 가장 많이 쓰는 부위이기 때문에 손목 기능이 떨어지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손목 사용 습관을 점검하시고, 증상이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해서 조기에 맞춤 치료와 재활 습관을 시작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미루면 더 길어지고 회복도 어려워집니다. 지금 바로 대응하는 게 가장 빠른 길입니다.

김진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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