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대신 프놈펜·카트만두···IT 인력지도 다시 그리는 K-스타트업
팬데믹 이후 개발능력·경험 갖춰
풀스택 6년차 월급 200만원 수준
IT스타트업, 네팔·몽골 인력도 눈독
"새벽근무 마다않고 성과 기대 이상"
영어 관리자는 필수, 정세 불안도 고려해야

2021년 설립한 교육 분야 버티컬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레티튜는 미국 시장을 정조준한 진로 컨설팅 솔루션 기업이다. 미국의 교육 제도와 문화 등 현지 교육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현지 교육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나 컨설턴트를 중심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애초 10명 안팎으로 출발했던 개발팀은 현재 회사가 커지면서 3배 가량 커졌다. 늘어난 것은 개발팀 규모 뿐만이 아니다. 애초 전원 국내 인력이 국내에서 근무하던 레티튜의 개발진은 현재 네팔에 20명, 말레이시아 2명, 우즈베키스탄 3명 등 28명이 해외에서 채용한 현지 인력이다.
글로벌 협력사와 교류하다 우연한 계기로 우즈베키스탄 개발자와 일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해외 개발진 채용은 인건비 절감은 물론 업무 속도 개선에도 도움이 됐다. 레티튜는 이에 개발자 물색 레이더망을 아시아 전역으로 넓혔고, 결국 현재의 다국적팀에 이르렀다. 이다훈 레티튜 대표는 “시급제를 선호하는 해외 직원들은 오전 2~3시까지 근무를 마다하지 정도로 열정적인 데다 국내 외주 업체와 하면 6개월 걸릴 일을 한 달 안에 해내는 등 업무 성과도 기대 이상”이라며 “해외 직원들은 재택 근무로 일했지만 이제 네팔에 현지 출근할 수 있는 개발 센터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조직을 국내 개발진의 대체 형태가 아니라 주력으로 삼기로 한 결정이다.
국내 정보기술(IT) 스타트업들의 해외 개발진 채용 수요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전후 채용 수요가 급등했던 베트남 외에도 현재는 네팔이나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개발자들까지 국내 IT기업의 연구개발(R&D) 인력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수준의 실무 경험을 갖춘 인력이 늘어나는 데다 인건비는 한국의 절반 이하로 낮고 52시간 근로 제한 등 국내 고용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동남아 국가 중 애초 국내 기업들의 해외 R&D 거점으로 가장 각광 받는 곳은 베트남이다. 베트남 개발자의 코딩 능력을 검증해 수요 기업과 매칭·관리해주는 탤런트겟고의 김현준 산업팀장은 “팬데믹으로 세계적인 개발자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났을 당시 베트남 개발자들이 글로벌 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갖게 됐고 이를 계기로 글로벌 경험을 확보했다”며 "이후 특유의 성실한 문화와 낮은 임금이 결합되면서 한국 기업들도 베트남 개발 조직 설립에 적극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베트남의 경우 이미 R&D인력 수급 인프라가 자리잡으면서 삼성전자나 LG전자, 포스코그룹 산아의 포스코DX, 신한금융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인 신한DS 등 주요 그룹사들이 최근 몇년 새 베트남에 개발 센터를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도 2021년 하노이와 호찌민에 각각 개발 센터를 설립했다.
기업들이 베트남에 R&D 기반을 늘리는 이유는 준수한 개발 능력과 저렴한 임금이 맞물려서다. 인건비는 국내 채용의 절반 수준이다. 현지 개발자 채용 플랫폼인 아이티비엣(ITviec)에 따르면 베트남 6년 차 풀스택 개발자의 월급은 현재 3635만 동(205만 원)이다. 무엇보다 베트남의 고용 규제가 한국보다 덜하다는 점이 주효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국내 노동법이 더 세다는 것이 중요한 대목”이라며 “해외에서 채용하면 바쁜 시기에 집중 근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에는 베트남 인력들의 몸값 상승세가 가팔라 IT스타트업의 경우 베트남 인근의 동남아시아 국가 개발자들에게도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베트남 외 동남아 개발자들의 코딩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는 추세라고 진단하고 있다. 글로벌 HR 전문 기업 캐럿글로벌의 김보균 사업총괄대표는 “IT 개발은 기획이나 디자인과 달리 인력이 거주하는 국가의 소득 수준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결과물의 수준이 좌우되지 않는다”며 “동남아 국가들은 자국민에게 IT 개발 교육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네팔 등 동남아 다수 국가는 베트남보다 인건비가 저렴하다. 글로벌 원격 근무 채용 플랫폼인 세컨드탤런트에 따르면 풀스택 5년 차 이하 경력자의 1년 연봉은 올 3분기 기준 인도네시아가 3만 9000달러, 필리핀은 3만 7000달러 수준으로 베트남(4만 2000달러)보다 낮다. 네팔이나 캄보디아는 베트남보다 절반가량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에는 베트남은 물론 동남아시아 국가 전반을 대상으로 개발자를 채용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도 커지고 있다. 탤런트겟고의 경우 개발자 능력 검증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 IT기업 코드프레소와 손잡고 현지 개발자들의 개발실력과 업무 윤리 등을 검증 대행하고 있다. 슈퍼코더 역시 인도와 베트남 등에서 개발자 풀을 갖추고 수요 업체와 이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접 현지에서 IT 인력을 육성하는 곳도 있다. ‘경리나라’를 운영하는 웹케시는 프놈펜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양성하는 인적자원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캄보디아 현지의 주요 명문 대학과 협력해 개발자 인력을 양성하고 우수 학생은 장학금을 주거나 직접 채용하기도 한다. 현재 웹케시 개발자의 약 30%가 캄보디아 인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동남아시아 개발자 채용이 모든 기업에 정답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영어나 현지어에 능숙한 관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를 테면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하면서 국내파 중심으로 조직이 구성된 스타트업은 해외 채용을 위해 영어가 가능한 관리자급 개발자를 따로 구해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캄보디아 등 채용 국가가 정세 불안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 등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해외 채용 흐름이 점점 확대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R&D 기반 강화를 병행해야 할 때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왜 베트남으로 갈 수밖에 없는 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유럽을 제외하면 이례적으로 R&D 분야 근무시간을 규제해 R&D 생산성이 낮아지면서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근로 규제는 늘어나고 업무량은 줄이는 등 국내 산업계는 점점 축소 지향적으로 가고 있다”며 “정책가들이 개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내 R&D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대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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