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에 자폭드론·로켓 팔자… 中 “선 넘어” 美방산 20곳 제재
中 “레드라인 넘었다” 美 방산업체들 제재 보복
트럼프 방중 앞두고, 양국 아슬아슬 ‘기싸움’ 시작

난 10월 경주 APEC을 계기로 부산에서 마주 앉아 무역 전쟁의 ‘잠정 휴전’을 선언했던 미국과 중국이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정면 충돌했다. 이번 충돌의 불씨는 미·중 관계의 화약고인 ‘대만 문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하자, 중국이 미국 방산 기업들을 무더기로 제재하며 ‘강 대 강’으로 맞붙은 형국이다.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양국이 협상 테이블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아슬아슬한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8일(현지 시각) 승인한 대만 무기 판매안은 액수와 내용 모든 면에서 중국의 ‘역린(逆鱗)’을 건드렸다는 평가다. 판매 규모만 111억540만달러(약 16조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트럼프 1기 시절이던 2019년 F-16 전투기 판매(80억달러)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치다.
판매한 무기도 단순 방어용은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를 바꿨던 ‘하이마스(HIMARS·고기동포병로켓시스템)’부터 적진 깊숙이 침투해 타격하는 자폭형 무인기(드론) ‘알티우스(Altius)-600·700M’ 같은 공격형 무기가 대거 포함됐다.

중국의 반격은 즉각적이고 구체적이었다. 중국 외교부는 26일 성명을 내고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이라는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미국 군수 기업 20곳과 경영진 10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제재 명단에는 스텔스 폭격기를 만드는 노스롭그루먼, 보잉의 방산 부문인 보잉 세인트루이스뿐만 아니라, 미국의 ‘방산 유니콘’으로 불리는 안두릴 인더스트리스와 창업자 팔머 러키까지 포함됐다. 중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다. AP통신 등 외신은 “실질적인 경제적 타격보다는 ‘중국을 건드리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충돌을 단순한 우발적 사건이 아닌 고도로 계산된 기싸움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내년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가 발등의 불이다. 의회 권력을 지키려면 ‘중국에 강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끊임없이 보여줘야 한다. 동시에 내년 4월로 추진 중인 베이징 방문을 앞두고, 대만 문제를 지렛대 삼아 중국으로부터 무역 흑자 확대나 경제적 양보를 얻어내려는 ‘거래의 기술’이 작동했다는 것이다. 미국 국내법인 ‘대만관계법’에 따라 무기를 팔았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실리(돈)와 명분(안보)을 동시에 챙기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최근 전략 자원인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가 미국의 첨단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 과거 미국이 압박하면 수세에 몰렸던 것과 달리, 이제는 “우리도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알자지라 등 매체는 “중국이 이번 제재를 통해 미국 기업인들의 중국 입국까지 막아버린 것은 대만 문제를 건드리는 세력과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시진핑의 의지”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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