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지지율 25%로 취임 후 최저…일각선 “차라리 조기 퇴진을”

김태훈 2025. 12. 2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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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의 프랑스 정국에서 사실상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점을 찍었다.

프랑스 여론조사 기관 톨루나·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최근 성인 10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 결과를 보면 마크롱의 지지율은 25%로 집계됐다.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을 비롯한 프랑스 여야 지도자 거의 모두가 지지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마크롱의 지지율을 보면 다시 총선을 치러도 여소야대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훨씬 더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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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프랑스 정국에서 ‘식물 대통령’ 전락
오는 2027년 5월까지 임기 약 1년5개월 남아
‘소수당 정부’가 겨우 존립… 정치 불안 심화

여소야대의 프랑스 정국에서 사실상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점을 찍었다.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약 1년 5개월 남은 가운데 극우 정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 22일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프랑스군 기지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장병들의 훈련 모습을 참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마크롱의 연말 대국민 연설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공개됐다. 프랑스 여론조사 기관 톨루나·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최근 성인 10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 결과를 보면 마크롱의 지지율은 25%로 집계됐다. 이는 마크롱이 취임한 2017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고 톨루나·해리스 인터랙티브는 밝혔다.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정부의 경제장관을 지낸 마크롱은 2017년 좌도 우도 아닌 중도 성향의 신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2022년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27년 5월까지 권좌를 지킬 예정이다.

마크롱은 올해 마지막 날인 오는 3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지난 한 해를 결산하고 2026년을 맞는 각오를 밝힐 계획이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7%가 “마크롱의 생방송 연설을 시청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24년의 40%에 비해 3%P 감소한 수치다.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을 비롯한 프랑스 여야 지도자 거의 모두가 지지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을 이끄는 조르당 바르델라(40)는 42%의 지지율로 모든 정치인들 중 1위를 기록했다. 바르델라는 RN의 지도자로 앞서 3차례 대선에 출마한 마린 르펜(57)이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며 그를 대신해 RN 대표로 발탁된 인물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르펜은 항소심에서도 같은 판결이 나올 경우 대선 출마 자격을 잃는다. 이 경우 바르델라가 RN을 대표해 대선에 출마할 전망이다.

지난 21일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프랑스군 기지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파비앙 망동 국방참모총장(공군 대장)이 장병들을 사열하고 있다. 불안한 프랑스 국내 정치 상황 때문인지 마크롱의 표정이 어두워 보인다. AFP연합뉴스
프랑스는 2024년 총선에서 주요 정당들 중 아무도 단독으로 원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며 여소야대 정국이 됐다. 프랑스 제5공화국 헌법에 따라 이런 상황에선 여당을 대신해 야당에서 총리와 장관을 배출하는 이른바 ‘동거정부’(同居政府·cohabitation)의 출현이 가능하다. 하지만 야권이 RN과 좌파 성향의 신인민전선(NFP) 둘로 나뉘어 있다 보니 그럴 수가 없다. RN과 NFP는 같은 야당이지만 물과 기름처럼 도저히 섞일 수 없는 처지다.

결국 프랑스는 의회 과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소수당 정부가 위태위태하게 존립하며 정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마크롱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선거를 실시할 수 있으나, 그렇게 한다고 중도 성향의 여당이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는 상태다. 현재 마크롱의 지지율을 보면 다시 총선을 치러도 여소야대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훨씬 더 커 보인다. 일각에선 임기가 아직 1년 5개월가량 남은 마크롱의 조기 퇴진까지 거론하는 상황이다. 마크롱은 당분간 식물 대통령 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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