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선물로 추잡한 기록 싹 지워줄께”…나스닥서 뜨거운 ‘기록 세탁’ 대행기업 [홍키자의 美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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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7000만 명 이상의 성인이 범죄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법에 명시된 합법적인 '기록 말소 청원(Petition for Expungement)' 제도입니다.
미국 성인 7000만 명이 범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인구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미국의 범죄 기록 시스템은 연방과 주 정부, 그리고 민간 영역에 걸쳐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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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7000만 명 이상의 성인이 범죄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성인 3명 중 1명꼴입니다. 그러나 이 중 상당수는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범죄자’와는 거리가 멉니다.
한 20대 청년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제이슨(가명·24)은 대학교 2학년 때 주말 밤 기숙사 파티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소란 행위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기소되지 않았고, 무혐의로 풀려났습니다.
무혐의를 받은 제이슨은 졸업 후 50개 회사에 지원했지만, 면접 기회를 단 한 번도 얻지 못했습니다. 인사팀이 그의 이름을 검색했을 때 “대학생 소란 행위로 체포”라는 기사가 첫 페이지에 노출됐기 때문입니다. 주거 임대는 6번 거절당했고, 학자금 대출 3만 달러(약 4350만 원)도 승인받지 못했습니다.
제이슨은 “아무 죄도 짓지 않았는데 내 인생은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기록 세탁 산업’입니다.
기록 세탁 산업은 500달러(약 72만 원)에서 3000달러(약 435만 원)를 지불하면 법원 기록, 정부 데이터베이스, 구글 검색 결과, 8000개 이상의 민간 데이터 브로커 서버에서 기록을 삭제하거나 봉인해줍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는 불법 브로커가 뒤에서 기록을 지워주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 법에 명시된 합법적인 ‘기록 말소 청원(Petition for Expungement)’ 제도입니다. 각 주마다 경범죄나 무혐의 케이스에 대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록을 법원 명령으로 삭제할 수 있는 법률이 마련돼 있습니다.
미국 성인 7000만 명이 범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인구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미즈디미너(Misdemeanor), 즉 경범죄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여기에 더해 렉시스넥시스(LexisNexis), 체커(Checkr), 하이어라이트(HireRight) 같은 민간 백그라운드 체크 회사들이 독자적으로 범죄 기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기업의 92%가 채용 과정에서 백그라운드 체크를 실시합니다. 경범죄 하나만 있어도 대부분 자동 탈락입니다. 주거 임대, 대출, 이민 비자까지 모두 기록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합니다. 특히 H-1B 비자나 영주권 신청 과정에서 경범죄 기록은 심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Center for American Progress 연구에 따르면, 범죄 기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생 소득이 평균 50만 달러(약 7억2500만 원) 적습니다.
미국에서는 기록 하나가 인생 전체를 좌우합니다. 이에 따라 ‘기록 삭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Adjusted EBITDA는 1억 4810만 달러(약 2147억 원)로 마진율 22%를 기록했습니다. 일반 SaaS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 15%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구독 매출이 4억 3620만 달러(약 6325억 원)로 전년 대비 6% 성장했습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리걸줌은 일회성 기록 삭제 서비스에서 구독 모델로 비즈니스 구조를 전환하고 있습니다.
한 번 기록을 삭제한 고객에게 월 29.99달러(약 4만 3500원)짜리 법률 구독 서비스를 판매합니다.
단순히 기록만 모니터링하는 것이 아닙니다. ‘Legal Advantage’ 같은 종합 패키지를 통해 향후 다른 법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변호사와 즉시 상담할 수 있고, 문서 검토도 무제한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기록 삭제 고객에게 “혹시 모를 미래의 법적 문제에 대비하라”며 업셀링하는 구조입니다.
평균 3~4년간 구독이 유지되면서 연간 고객당 360달러(약 52만 원)의 반복 수익이 발생합니다.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리걸줌 같은 회사가 복잡한 법원 서류를 대신 작성해 법원에 ‘기록 말소 청원(Petition for Expungement)’을 제출합니다. 법원이 케이스를 검토하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판사가 승인합니다. 그러면 법원 명령으로 공식 기록에서 삭제되거나 봉인됩니다.

확실한 처리를 원한다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합니다. 이 경우 비용은 3000~5000달러(최대 725만 원)로 상승합니다. 이 금액에는 법원 기록 삭제는 물론 렉시스넥시스, 체커 같은 민간 데이터 브로커 수백 곳에 삭제 요청을 보내고, 구글의 ‘잊혀질 권리’ 신청을 통한 검색 결과 삭제까지 포함됩니다.
결국 재정 여력이 없으면 500달러(약 72만 원)짜리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다 실패하고, 재정 여력이 있으면 3000달러(약 435만 원)를 들여 변호사를 선임해 확실히 삭제하는 구조입니다.
리걸줌 외에도 이지익스펑션스(EasyExpungements) 같은 전문 기록 삭제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텍사스에 기반을 두고 AI를 활용한 서류 자동 작성 시스템을 갖춰 비용을 더 낮췄습니다.
뉴저지의 한 쇼핑몰에는 네일숍 옆에 ‘Record Clearing Service’ 간판을 건 업체가 있고, 인디애나폴리스에서는 시청이 연 1회 ‘Record-clearing day’를 개최해 하루에 300~400명이 몰립니다.
기록 삭제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계층은 20대, 30대입니다.
Z세대 사이에서는 “대학 졸업 전에 엑스펀지먼트부터 해라”, “취업 준비 전에 기록 세탁이 필수”라는 말이 나옵니다.
레딧과 틱톡에서 ‘#CleanRecord’, ‘#ExpungementTips’는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산업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돈’입니다.
미시간 대학 법학전문대학원의 2019년 연구에 따르면, 기록을 삭제한 사람들의 99%가 5년 내 중범죄를 저지르지 않았고, 96%는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기록 삭제가 재범률을 낮추고 사회 재통합을 돕는다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2017년 이후 펜실베이니아, 유타, 미시간 등 여러 주에서 ‘Clean Slate Law(자동 기록 삭제법)’를 도입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부유층은 3000달러(약 435만 원)를 내고 변호사를 선임해 6주 만에 모든 기록을 완벽하게 삭제합니다. 법원 기록, 주 정부 데이터베이스, 민간 데이터 브로커, 구글 검색 결과까지 깨끗하게 지웁니다.
반면 저소득층은 500달러(약 72만 원)짜리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다 실패하거나, 무료 법률 지원을 받아도 2~3년이 소요됩니다. 그사이 취업 기회를 놓치고 더 깊은 빈곤에 빠집니다.
결국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돈이 있으면 과거를 완벽히 지울 수 있다. 돈이 없으면 저렴한 서비스로 실패하거나, 평생 그 기록을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
미국은 ‘기회의 나라’라고 불립니다. 그러나 그 기회는 깨끗한 기록을 가진 사람, 혹은 기록을 완벽히 지울 돈이 있는 사람에만 주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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