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독감 잡는 홍삼 억제 원리 알아냈다

홍삼 섭취 시 인플루엔자(독감) A형 및 변이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나타나는 구체적인 기전을 밝혀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이상준 교수 연구팀은 세포·동물 실험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해 국제학술지 ‘미생물학 저널’에 게재했다고 25일 밝혔다. 홍삼이 면역조절, 다양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는 여러 차례 나왔으나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분자 단위의 작용원리가 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 홍삼은 항바이러스 경로를 강화해 독감 바이러스 감염세포 제거를 촉진하고 바이러스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면역세포가 생성되는 골수에서 분리·배양한 대식세포를 A형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뒤 홍삼을 투여하니 대조군에 비해 감염세포의 사멸이 증가하고 바이러스 단백질 발현이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효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비정상 세포를 인식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ZBP1 항바이러스 경로’를 통해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포실험에서 관찰된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동물을 통한 검증도 진행했다. 정상 생쥐와 ZBP1 결핍 생쥐를 각각 홍삼 투여군과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A형 독감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결과, 정상 생쥐 중 홍삼 투여군은 바이러스만 감염시킨 대조군보다 폐 조직 손상과 염증이 줄고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다. 반면 ZBP1 결핍 생쥐에선 홍삼 투여군과 대조군 사이에 이런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들 결과를 종합해 홍삼이 ZBP1 기반 세포 사멸 경로를 활성화시킴으로써 감염세포를 제거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상준 교수는 “A형 독감 바이러스 감염에서 홍삼이 ZBP1이 관여하는 감염세포 제거 경로를 강화하는 기전을 확인했다”며 “홍삼은 ZBP1 의존적 세포사멸 경로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과도한 면역반응 없이 안전하게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이러스별로 ZBP1 경로 사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향후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 모델에서 홍삼의 항바이러스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근’에서 만나서 밤에 ‘경도’ 놀이?··· 한밤중 청년들의 도둑잡기 현장 가보니
- 윤석열 “계엄 끝났는데 관저 밀고 들어와···대통령 가볍게 봐” 끝까지 궤변···‘체포 방해
- 나경원 초청으로 국회에 ‘윤 어게인’ 유튜버 집결…김민수·이진숙도 한 자리에
- ‘김건희에 로저비비에 선물’ 김기현 부인 특검 재출석…곧 기소
- 이 대통령 “아주 못됐다”고 한 중국어선 불법조업…해경, 강력 대응 채비
- 성폭행 혐의 NCT 전 멤버 태일, 징역 3년 6개월 확정
- 독일 축구매체 선정 ‘2025년 8대 기적’에 “손흥민 UEL 우승”
- “밥퍼 후원하면 불매”…성탄절 청량리에선 무료 급식소 놓고 갈등
- ‘마약 혐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구속’···법원 “증거인멸 우려”
- “한쪽 눈이 안 감겨”…찬 바람이 얼린 내 얼굴 돌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