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은행 가는 뱃길, 이제 줄어들까… 섬마을에 부는 ‘은행대리업’ 기대감

유진주 2025. 12. 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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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은행대리업’ 시범 가동
인천 섬 주민들, 전면 도입 ‘한목소리’

사진은 시중의 주요 은행 ATM 기기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금융 취약 지역이나 고령자 등의 은행업무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내년 상반기부터 ‘은행대리업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기로 했다. 우체국과 저축은행이 4대 시중은행 대출상품에 대한 신청·상담 업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인천 도서 지역 주민들은 이 제도가 시범사업에 그치지 않고 법 개정을 통해 전면적으로 시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정례회의를 열고 은행대리업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규제 샌드박스의 일환이다. 법적 근거가 없는 제도·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은행대리업 서비스는 은행 영업점 감소로 금융 접근성이 낮아진 지역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시행된다. 은행 고유업무를 제3자가 대신 수행할 수 있게 허용하는 제도로, 은행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은행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 내년 상반기부터 일부 우체국과 9개 저축은행(동양·모아·센트럴·오성·SBI·인천·제이티친애·진주·한성)에서 시범 운영 형태로 은행대리업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인천 도서지역 우체국에 은행대리업 서비스가 전면 도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1~2월 중 전국 총괄 우체국 중 시범운영 우체국 20개를 선정할 계획이다. 인천 도서지역에 해당하는 총괄 우체국은 백령우체국 한 곳 뿐이다. 도서지역 전체 우체국으로 서비스가 확대되려면 은행법 개정이 필수로 이뤄져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시범운영 결과에 따라 은행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법 개정이 명확히 언제 이뤄질 지 불투명하다는 의미다.

백령도 주민 심효신(62)씨는 “섬 지역에는 농협·수협밖에 없어 주민들의 금융 상품 선택권이 크지 못하다는 문제가 있다”며 “은행법이 개정돼 섬 우체국에도 은행대리업 서비스가 도입된다면 섬 주민들의 금융상품 선택권과 편의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올해 초 정부가 은행대리업 서비스를 위해 은행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인천 섬 지역 주민들은 금융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인천 도서 지역 주민들이 시중은행을 방문하려면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현재도 우체국들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11개 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입·출금, 조회 및 자동화기기(ATM) 서비스를 대행하고 있지만, 예금·대출 계약 체결과 해지 등 서비스는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시범운영 이후 성과에 따라 시범 운영 점포를 늘리거나 법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은행대리업 서비스는 금융접근성이 취약한 지역을 돕기 위한 취지이므로 인천 도서지역 총괄 우체국에 대한 시범운영도 함께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진주 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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