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지역구 인천 계양을, 김남준 대변인에 물려주나… 예배 논란 확산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인천 계양구의 해인교회를 찾아 성탄 예배를 드린 자리에 내년 6·3 재보궐선거 인천 계양 출마설이 거론되는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동행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을 최측근인 김 대변인에게 물려주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국민의힘은 “명백한 선거 개입이자 특정 후보 띄워주기”라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상식과 이성을 벗어난 왜곡과 망상의 정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최은석 당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계양구는 이 대통령의 전 지역구로 본인의 정치적 입지와 직결된 상징적인 곳”이라며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에서 벌어지는 선거를 앞두고 대변인을 앞세워 노골적인 선거 개입에 나선 것은 권력을 동원한 민주주의 훼손이자 공정한 선거를 바라는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과거 야당 시절 대통령의 작은 행보 하나에도 ‘선거 개입’이라며 서슬 퍼런 비판을 쏟아냈던 분”이라며 “그랬던 분이 이제는 본인의 입인 대변인을 데리고 출마 예정지 교회로 달려가 ‘성탄 정치’를 하고 있다. ‘내가 하면 민생 행보, 남이 하면 선거 개입’이라는 특유의 ‘내로남불’이 다시 한번 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또 “최근 이재명 정부는 민생은 뒷전으로 한 채 내 사람 챙기기와 선거 공학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 충남지사 출마설이 나오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어 이제는 김 대변인을 계양구에 투입하려는 행보까지 노골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탄 예배마저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전락시키는 이 같은 행태는 국정 농단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참모를 끌어들여 ‘계양구 선거 개입’을 운운하며 성탄 정치로 매도했다”며 “이는 상식과 이성을 벗어난 사실 왜곡이자 망상에 가까운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이어 “대통령의 지역 방문을 관권선거라 매도하더니 이제는 성스러운 종교 일정마저 억지로 선거 프레임에 끼워 맞추며 무책임한 선동에 몰두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성탄의 의미를 왜곡하며 국정을 흔들려는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왜곡과 망상의 정치를 멈추고, 국민 앞에 책임 있는 공당의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고 전했다.

당사자인 대통령실의 김 대변인도 “휴일 당번이 선거 개입이라는 이해 못 할 논리를 크리스마스에 보게 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5일 인천 계양구 해인교회에서 열린 성탄 예배에 참석해 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 대통령 바로 옆에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함께 했다. 연합뉴스

안소현 기자 ashright@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