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은 성공인가 실패인가… 흥미로운 논쟁 만든 위즈덤의 성적표[2025 KIA 결산②]

이정철 기자 2025. 12. 27.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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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오랜 시간 KBO리그는 타율, 홈런, 타점 등을 가장 중요한 타격 지표로 여겼다. 최근엔 점차 OPS(장타율+출루율), wRC+(파크팩터 반영된 조정 득점 창출력), WAR(평균 선수대비 승리기여도) 등 세부지표들이 주목을 받았다.

2025시즌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로 활약한 패트릭 위즈덤은 OPS, wRC+, WAR이 뛰어난 타자였다. 하지만 수많은 야구팬들은 위즈덤의 활약을 놓고 엇갈린 견해를 나타냈다.

패트릭 위즈덤. ⓒ스포츠코리아

타출갭 높고 장타력 뛰어난 OPS형 타자 위즈덤

위즈덤은 2025시즌 전부터 가장 주목을 받은 외국인 타자였다. 위즈덤이 2021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시카고 컵스에서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던 메이저리그 주전급 선수였기 때문이다.

특히 위즈덤은 최근 메이저리그 트렌드와 어울리는 타자였다. 타율은 낮더라도 타출갭(타율과 출루율의 격차)이 크고 장타력이 뛰어났다. 흔히 말하는 OPS형 타자였다.

다만 KBO리그에서는 아직도 수많은 야구팬들이 이러한 유형의 타자를 '공갈포'라고 부른다. 과거 1999시즌 해태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트레이시 샌더스가 홈런 40개 출루율 0.408 장타율 0.575 OPS 0.983 wRC+ 144.9를 기록하고도 타율이 0.247이어서 공갈포로 불렸다.

콘택트율이 낮은 위즈덤으로서는 제 2의 샌더스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위리그로 왔기에 타율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은 팬들과 전문가들의 예상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타율과 상관없이 출루를 많이 하는 홈런타자라면 만족한다는 반응도 줄을 이었다.

이러한 관심 속에 위즈덤은 전반기 타율 0.266 20홈런 출루율 0.371 장타율 0.577 OPS 0.948을 기록했다. 1999시즌 샌더스를 연상시키는 활약이었다.

논란이 된 위즈덤의 득점권 타율

이 때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KIA팬들은 위즈덤에게 큰 환호를 보냈다. 현장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김도영의 부상 속에 3루 수비까지 맡으며 올린 성적이었기에 위즈덤에 대한 고마움이 컸다.

패트릭 위즈덤. ⓒ연합뉴스

하지만 점차 위즈덤의 낮은 득점권 타율이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기본 타율도 뛰어나지 않은 상황인데 득점권 타율은 더욱 처참했다. 클래식 스탯, 특히 타율과 타점을 중요시하는 팬들이 이를 근거로 위즈덤의 생산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사실 통상적으로 득점권 타율은 표본이 쌓이면 자신의 타율과 근접하게 된다. 대다수의 타자들이 이 법칙에 수렴된다. 위즈덤의 2025시즌 득점권 타율 부진도 스몰샘플에서 비롯된 착시현상일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 위즈덤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타율 0.209(1473타석), 득점권 타율 0.206(442타석)를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이 통산 타율과 유사하다. 득점권 타석수도 KBO리그 한 시즌 규정타석(447타석)과 비슷한 규모였다. 이 기록을 봤을 때 위즈덤은 결코 기회에서 약한 타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KBO리그에서는 기회에 약한 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야구팬들의 '위즈덤 vs 레이예스' 논쟁, 카스트로를 선택한 KIA

위즈덤은 후반기 부상과 부진에 빠졌다. 그럼에도 위즈덤의 2025시즌 최종 성적은 119경기 486타석에서 타율 0.236 35홈런 85타점 출루율 0.321 장타율 0.535 OPS 0.856로 준수했다. 타율만 빼면 비율 스탯과 누적 스탯 모두 리그 최상위권이었다. 부상을 당하지 않고 풀시즌을 소화했더라면 40홈런 100타점이 가능했다.

특히 위즈덤은 스탯티즈 기준 리그 wRC+ 11위에 올랐다. 외국인 타자 중에서는 3위였다. WAR은 리그 야수 중 전체 19위(3.49)였다. 리그 최상위권 타자이자 야수였던 셈이었다. 다만 득점권 타율(0.207)만큼은 끝까지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수많은 팬들이 위즈덤의 활약상을 비판했다. '공갈포'라는 별칭이 샌더스 때처럼 붙었다. 아직 타율을 중요시하는 KBO리그 팬들의 성향과 더불어 저조한 득점권 타율까지 합쳐져 위즈덤의 성적을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패트릭 위즈덤. ⓒ연합뉴스

그러나 위즈덤의 활약을 높게 평가하는 팬들도 많았다. 특히 타출갭이 낮고 장타력이 뛰어나지 않은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2025시즌 타율 0.326 13홈런 107타점 출루율 0.386 장타율 0.475 OPS 0.861)를 비판하는 롯데팬들이 반대 성향인 위즈덤을 치켜세웠다. 위즈덤과 레이예스의 비교는 2025년 최대 화두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KIA는 2026시즌 외국인 타자로 위즈덤 대신 카스트로를 선택했다. 카스트로는 올 시즌 트리플A에서 타율 0.307 21홈런 출루율 0.354 장타율 0.538을 기록했다. 정교한 타격을 갖춘 대신 타출갭이 낮고 파워가 부족하다. 레이예스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KIA 프런트가 위즈덤의 2025시즌을 실패로 판단한 셈이다.

최근 메이저리그 최상위권 타자의 유형을 한국에서 보여준 위즈덤. KIA는 위즈덤과 정반대 유형의 선수를 영입하며 사실상 그를 실패한 타자로 규정지었지만 그의 2025시즌 기록은 많은 화두를 던져줬다. 득점권 타율의 의미와 세이버 스탯의 가치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논쟁을 벌였다. 특히 '레이예스 vs 위즈덤' 주제는 많은 야구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2025시즌 위즈덤은 흥미로운 주제를 KBO리그에 던져준 선수로 남게 됐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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