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살 은폐 1심 모두 무죄
재판부 “혐의 인정할 증거 부족”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 안보 라인 관계자들이 26일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과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2022년 12월 검찰이 이들을 기소한 지 3년 만에 나온 법원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이날 관련 선고 공판에서 “공소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서훈 전 실장 등 피고인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북한이 2020년 9월 서해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당시 47세)씨를 총격으로 살해한 뒤 불태운 게 발단이 됐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감사원과 검찰은 “문 정부 안보 라인이 피살 사실을 은폐하고 ‘월북 몰이’를 한 것”이라고 결론 내리고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서 전 실장 등이 이씨 피살 사실을 감추려고 하거나, 월북한 것으로 몰아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정부 내에서 이뤄진 보고와 조치, 수사 등은 모두 정식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대부분 문서로 남아 있어 사건을 은폐·조작하려 한 정황을 찾기 어렵다는 취지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가 실제로 월북을 시도했는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는 선고 직후 “납득하기 힘든 황당무계한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서 전 실장 등 피고인들은 “재판부가 현명하게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재판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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