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정부가 유출자 만나라고 해”…진실게임 격화
[앵커]
쿠팡 사태가 예상치 못한, 납득하기 어려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갑자기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사 대상이 피의자를 접촉했단 비판이 커지자, 쿠팡이 정부 제안과 지시에 따라 움직인 거라며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먼저, 김채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쿠팡이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입니다.
'자체 조사가 아니었고', '정부의 지시에 따라 진행한 조사'였다고 시작합니다.
쿠팡이 피의자와 만나고 사용 장비를 회수한 데 대해, 수사 대상끼리 따로 만나 진술과 증거를 오염시킨 거 아니냔 의혹이 커지자, 정면 반박한 겁니다.
그러면서 조사 과정을 날짜순으로 밝혔습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발표 이틀 뒤인 지난 1일.
정부와 전면적 협조를 약속했고, 다음날 정부 공문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후 거의 매일 정부와 협력해 유출자를 추적, 접촉, 소통했고, 지난 9일엔 정부가 '쿠팡이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닷새 뒤인 14일 유출자를 직접 만났으며, 정부 지시에 따라 데스크톱, 하드 드라이브 등을 정부에 보고·제공했다는 겁니다.
거의 모든 문장에 '정부가 지시' '정부가 제안' '정부에 보고' 등의 표현을 썼습니다.
정부의 관여를 강조하려는 의도인데, 어느 기관인지는 안 밝혔습니다.
스스로 강조한 '정부 지시'를 어기고 갑자기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유도 안 밝혔습니다.
눈에 띄는 건 영문 입장문과의 미묘한 차이입니다.
1일 첫 협의 당시, 영문본에선 '정부가 먼저 연락해 왔다'고 했는데, 한글본에선 '만남'으로 표현을 바꿨습니다.
'정부의 명시적 지시'란 영문도 '정부의 지시'라고만 번역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개입 정도를 영문본에선 더 강하게 표현한 겁니다.
지난 18일 잠수부를 동원해 중국의 한 하천에서 노트북을 회수하는 19초짜리 영상과 사진 2장도 공개했습니다.
촬영 장소는 중국 상하이로 알려졌습니다.
쿠팡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국 현지 조사에 정부 관계자가 동참했거나, 노트북 등 증거물 배송에 외교 행낭이 쓰였을 가능성도 있는데,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번 입장문은 김범석 대표 등 쿠팡 미국 본사 경영진이 승인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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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린 기자 (di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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