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배터리…LG엔솔, 이달 13조 계약 끊겼다

안준형 2025. 12. 2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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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3.9조 FBPS'-'9.6조 포드' 계약 해지
LG엔솔, 혼다에 美공장 매각…SK온, 합작 청산

국내 배터리 업계가 혹한기를 맞고 있다. 대규모 계약이 잇달아 해지됐고, 해외 완성차 업체와 맺은 합작사가 정리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전세계 전기차 시장 축소와 중국 배터리 성장 등으로 장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FBPS(Freudenberg Battery Power Systems)와 맺은 3조9217억원(27억9500만 달러) 규모 전기차 배터리 모듈 장기 공급 계약이 해재됐다고 공시했다.

FEPS는 북미·유럽에 배터리 팩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FEPS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팩으로 조립한 뒤 버스, 전기트럭 등 북미 주요 상용차 업체에 판매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전면 백지화됐다.

두 회사가 계약을 맺은 것은 2023년 2월이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FEPS와 상용차 5만 대 이상(전기차 27만 대)을 생산할 수 있는 19GWh 규모의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실제 작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은 FEPS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계약 공시 20개월 만에 약 4조원의 계약은 무산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FEPS의 배터리 사업 철수에 따른 상호 합의로 해지됐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계약 해지는 이번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지난 17일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맺은 9조6031억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작년 10월 포드와 7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한지 1년 2개월만에 계약이 해지된 것이다. 

포드가 최근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단종하고 전기 트럭·밴 출시 계획을 철회한 여파로 분석된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포드는 전동화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하는 '포드+ 2.0' 계획을 발표했다"며 "독자적인 전기차 개발을 축소하고 하이브리드 기술에 의존하는 '실리 추구' 전략으로의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2027년부터 공급이 계획된 포드 계약이 전면 백지화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중장기 계획에는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업계에선 미국내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 전환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 공백을 메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규모 계약이 해지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4일 LG에너지솔루션은 혼다와 합작법인 'L-H 배터리 컴퍼니' 건물을 4조2243억원에 혼다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두 회사의 합작은 한국 배터리 업체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 사례로 관심이 집중됐다. 2023년 두 회사는 미국 오하이오 주 제퍼슨빌에 44억 달러를 투자해 40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합의했지만 공장이 가동되기도 전에 합작 계획은 틀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장 건물 매각 이후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임대) 방식으로 합작 생산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재무구조 개선은 LG에너지솔루션 뿐만이 아니다. 지난 22일 SK온은 포드와 합작법인 '블로오벌SK'를 청산했다. 지난달에는 중국 EVE에너지와 합작 관계도 정리했다. 

신영증권은 포드가 블로오벌SK 지분 50%를 유상감자한 것에 대해 "연간 3000억원 정도의 이자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켄터키 공장 가동에 따라 일부 인식되기 시작했던 연 4000억원 가량의 감가상각비 부담도 경감됐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장밋빛으로 예상했던 전기차 시장 규모가 줄면서 배터리 업계로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중국 배터리 회사의 점유율은 늘면서 국내 업체의 설자리는 더 좁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안준형 (wh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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