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해 공무원 사건’ 전원 무죄, 이런 검찰에 수사권 남길 건가

한겨레 2025. 12. 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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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이 1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 수사는 윤석열 정권 들어 진행된 '전 정권 표적 수사·기소'의 대표적 사례였다.

2019년 해상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뒤 귀순한 북한 어민 2명을 강제 북송한 데 대해서도 검찰은 정권이 바뀌자 과거의 불기소 처분을 뒤집고 재수사에 나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등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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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왼쪽부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26일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사진은 지난달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이 1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 수사는 윤석열 정권 들어 진행된 ‘전 정권 표적 수사·기소’의 대표적 사례였다. 3년 만에 나온 1심 결과는 수사권을 가지고 정치를 했던 검찰의 민낯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26일 직권남용 및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등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20년 9월 서해 북한 해역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피살된 데 대해 문재인 정부가 월북으로 몰아가려 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히려 제한된 시간에 주어진 정보를 가지고 그 당시의 여러 상황을 종합하여 나름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과 절차에 있어 사후적으로 살펴보더라도 합리성과 상당성을 결여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 수사에는 윤석열 정권의 권력기관들이 총동원됐다. 감사원이 감사에 나서 서 전 실장 등의 수사를 요청하고 국가정보원도 박 전 원장 등을 고발하자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 대대적 수사에 나섰다. 감사원·국정원·검찰 등이 짜맞춘 듯 사건을 몰아가는 모양새는 전 정권 공격이라는 정치적 의도를 읽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이 사안은 애초 형사법의 잣대로 다룰 게 아니었다. 제한된 정보 속에서 이뤄진 고도의 안보 관련 대처였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은 제대로 된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채 기소를 강행했던 셈이다.

이 사건뿐만이 아니다. 2019년 해상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뒤 귀순한 북한 어민 2명을 강제 북송한 데 대해서도 검찰은 정권이 바뀌자 과거의 불기소 처분을 뒤집고 재수사에 나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등을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2월 ‘국익과 국민의 안전을 고려해 흉악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북송하기로 결정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국정원이 고발에 나서는 등 권력기관의 합작이 이뤄진 점이나 고도의 안보 판단에 검찰권을 무리하게 휘두른 점 등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판박이다.

또 검찰이 대대적으로 수사해 기소한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 사건’ 재판에서는 최근 검찰이 공소장 변경으로 ‘조작’이란 표현을 ‘수정’으로 바꾸는 등 사실상 조작 수사였음을 실토하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및 불법 폐쇄 의혹’,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등은 이미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윤석열 정권 내내 검찰이 얼마나 정치적으로 검찰권을 남용하는 집단인지 온 국민이 지켜봤다. 재판 결과들도 이런 사실을 재확인해주고 있다. 정치 검찰의 흑역사는 이번에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큰 틀의 개혁 입법은 이뤄졌으나 검찰의 보완수사권 유지 여부 등 남은 쟁점들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검찰개혁을 완성하기 위해선 검찰이 얼마나 무도하게 수사권을 악용해왔는지 과거를 직시해야 한다. 검찰이 수사권으로 정치에 개입할 일말의 가능성조차 남겨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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