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무뇨스사장 직속 전략·투자실 신설한다
'무뇨스 CEO에 힘싣기' 해석

최근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한 현대자동차가 조직 개편을 본격화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투자 조직을 신설하고, 전략·상품·브랜드 관리 구조를 전면적으로 손질하는 것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회장 정의선)는 호세 무뇨스 사장(사진) 직속으로 'Strategy & Investment(전략·투자)실'을 신설하고 기존 전략·기획 조직과 상품 조직, 권역·브랜드 관리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해당 조직 개편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조직 개편 배경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속해서 강조해온 업무 효율화와 현장 중심 경영이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 시장 부진,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자율주행 경쟁 격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존 다단계 의사 결정 구조를 단순화하려는 시도다. 현대차는 최근 연구개발(R&D)과 생산 조직을 중심으로 한 인사 쇄신을 단행하며 성과·실행 중심 인사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그 인사에 대한 구조적 후속 조치로 권한과 책임을 CEO와 핵심 조직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CEO 직속으로 투자 조직을 신설한 것이다. 현대차는 기존 전략 조직과 별도로 투자 전담 조직을 두고 미래 먹거리 발굴과 대규모 투자 판단을 담당하도록 했다. 전동화 플랫폼, SDV, 자율주행,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차 기술의 특성상 적시에 인수·합병과 전략적 투자로 필요한 기술을 빠르게 확보하는 능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핵심 관계자는 "무뇨스 사장이 투자와 성장 전략까지 직접 책임지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 경영전략 빨라진다 의사결정 3단계서 2단계로
경영기획담당 조직 폐지 기획·실행 나눠 속도경영
"보고를 위한 보고 줄여야" 정의선 회장 메시지 반영
현대자동차는 회사의 경영 전반을 관장해온 '경영기획담당' 조직을 폐지하고 경영 전략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전략담당' 조직으로 격상·통합하기로 했다. 기존에 전략 수립·기획·실행 점검으로 나뉘어 있던 3단계 구조를 전략 및 기획·실행 점검의 2단계로 단순화해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보고를 위한 보고, 회의를 위한 회의는 줄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조직 구조로 옮긴 사례로 해석된다. 내부에서는 전략 수립과 실행 사이 간극을 줄이고 현장과 바로 연결되는 전략 조직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병행된다. 현대차는 상품본부 산하 '상품운영전략실'에 '상품기술운영팀'을 신설해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투자와 운영 기능을 전담하도록 했다. 또 상품전략사업부 산하에 '미래상품전략팀'을 신설해 선행 기술과 중장기 상품 전략을 전담하는 조직을 별도로 강화한다. 이는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동화, 플랫폼 전환 등으로 상품 기획과 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기획하는 조직과 기술을 다루는 조직을 분리하되 실행은 더 밀착시키는 구조"라며 "미래차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고 말했다.
브랜드 관리 체계도 손질한다. 현대차는 호세 무뇨스 사장이 이끄는 아태권역본부 산하 '아태권역 제네시스 사업실'을 폐지하고 제네시스 사업을 권역장 직속 관리 체계로 전환한다. 이는 제네시스를 권역 단위 사업이 아닌 글로벌 브랜드 차원에서 직접 통합 관리하려는 포석이다. 이번 조직 개편은 정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온 '속도와 실행' 중심의 경영 방향성이 조직에 직접 반영된 사례로 평가된다.
아울러 최근 그룹 내에서 역할과 존재감이 확대되고 있는 장재훈 부회장과 더불어 무뇨스 사장을 축으로 한 조직 개편이라는 점에서도 이목을 끈다. 투자와 전략, 미래 성장 동력과 직결된 핵심 기능을 사장 직속으로 재편한 것을 두고 중장기 그룹 경영 구도와 실질적인 의사 결정 구조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현재 공석인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 인사를 비롯해 자율주행·소프트웨어 조직 등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사업부에 대한 인사와 조직 개편을 준비 중이다. SDV 전환과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는 현대차의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인 만큼 대수술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제조사에서 전략·투자 중심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에 서 있다"며 "이번 조직 개편은 그 전환을 뒷받침하는 뼈대를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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