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현대차 회장 장남 음주운전' 기사 돌연 삭제 논란에 원상 복구

윤유경 기자 2025. 12. 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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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회장 장남의 음주운전 사건 기사를 현대차 측 요구로 4년 뒤 돌연 삭제한 SBS가 해당 기사를 모두 원상 복구시켰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SBS는 지난 24일 오후 진행한 긴급 보도편성위원회(편성위)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남 정아무개씨 음주운전 사건을 다뤘다가 삭제된 SBS 기사 3개를 원상 복구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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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기자·출고부서 확인 없이 기사 수정·삭제 못하게끔 시스템 마련 예정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 음주운전 관련 이미지. 사진=Gettyimages

현대차그룹 회장 장남의 음주운전 사건 기사를 현대차 측 요구로 4년 뒤 돌연 삭제한 SBS가 해당 기사를 모두 원상 복구시켰다. 기사 수정·삭제 관련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재발 방치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SBS는 지난 24일 오후 진행한 긴급 보도편성위원회(편성위)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남 정아무개씨 음주운전 사건을 다뤘다가 삭제된 SBS 기사 3개를 원상 복구시키기로 했다. 26일 현재 시점 3개의 기사가 모두 복구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남 정아무개씨 음주운전 사건을 다뤘다가 삭제된 SBS 기사 3개가 26일 현재 시점 모두 복구됐다. SBS 기사 갈무리.

최근 2021년 8월 경 정씨의 음주운전 사건을 다룬 SBS 기사 3개가 지난 9월 돌연 삭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기사들은 취재기자와의 협의 없이 삭제됐고, 당시 SBS 디지털뉴스총괄은 현대차 임원의 요청을 받고 기사를 삭제했다고 시인했다. 타사에서도 똑같이 나간 오래된 단신 기사이고, '악의적 재생산 기사가 많아 현대차 이미지에 악영향'이라는 현대차 측 요청이 있었다는 해명이다. 그는 보도 최고책임자와의 논의 없이 본인과 디지털뉴스 담당 부서장 등의 판단으로 내린 결정이었다고도 설명했다. 노조에선 기사 삭제 사실을 인지한 직후 긴급 보도편성위 개최를 요구했다.

이날 편성위에서 사측은 기사 삭제 경위와 재발방지 대책을 설명했다. 대책으로는 작성 기자나 출고부서의 확인 없이 기사가 수정·삭제되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사 수정·삭제 시 작성 기자에게 고지하고, 의사결정자들의 의견 청취를 의무화하며, 구성원들이 알 수 있게 수정 기록 범위를 넓히는 방안 등이다. 사측은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보고하기로 했다. 편성위에는 사측 위원으로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당시 기사 삭제를 지시한 전 디지털뉴스총괄, 현 디지털뉴스부장이 참여했고, 노측 위원으로는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공정방송실천위원장과 한국기자협회 SBS 지회장이 참석했다.

한편, YTN도 지난 9월 정씨의 음주운전 관련 자사 기사 2건을 현 보도국장과 부서장, 취재기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삭제해 최근 노사 공정방송위원회에서 문제 제기가 나왔다. 연합뉴스에서도 사측이 취재기자 모르게 관련 기사 제목에 있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을 'H그룹 회장'으로 익명(이니셜) 처리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다 SBS와 YTN 사측이 보도를 삭제했다는 비판이 공론화된 지난 24일 다시 제목에 '현대차'를 넣고, 정 회장의 이름은 기사 본문에만 기재되는 수준으로 일부 복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현재까지 기사 삭제나 수정이 확인된 SBS, YTN, 연합뉴스 외에도 상당수 언론사가 '무더기 기사 삭제'를 했을 거란 추정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언론사들에 기사 삭제를 요구한 이유와 '언론 통제'라는 비판에 대한 미디어오늘 질의에 지난 24일 오후 기준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고만 답하며 적극적 해명에 나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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