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캐스팅, 유회승·뉴·우빈·백주연·심은진 다 데려왔다

[스포츠동아 ｜ 양형모 기자]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이 2026년 한국 무대로 돌아온다. 화제의 중심은 단연 캐스팅이다. 음악과 군무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작품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한 라인업이 공개되면서, 무대에 대한 기대도 함께 높아졌다.

로미오 역에는 서로 다른 색을 지닌 세 명의 배우가 나선다. 엔플라잉 유회승은 뮤지컬 ‘모차르트’의 볼프강, ‘넥스트 투 노멀’의 게이브 등을 통해 폭발적인 고음과 안정적인 라이브를 모두 입증해온 배우다. 감정을 노래로 단번에 전달하는 힘이 강점이다. 더보이즈 뉴는 무대 위에서 쌓아온 퍼포먼스 경험을 바탕으로 감각적인 로미오를 예고한다. 크래비티 우빈은 맑고 청량한 음색을 앞세워 또 다른 결의 로미오를 준비하고 있다.

줄리엣 역은 뮤지컬 배우 송은혜와 장혜린이 맡는다. 송은혜는 ‘오페라의 유령’, ‘팬텀’ 등에서 주연을 소화하며 깊이 있는 가창력을 인정받아왔다. 장혜린은 ‘팬텀’, ‘웃는남자’, ‘베르사유의 장미’ 등을 거치며 인물의 성격을 또렷하게 드러내는 연기로 무대를 채워온 배우다. 음악의 비중이 큰 이 작품에서 두 배우가 만들어낼 줄리엣은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2001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된 이후 프랑스 뮤지컬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팝·록 기반 음악으로 풀어내며 프랑스 공연 1년 매진, 유럽 누적 관객 500만 명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Aimer(사랑한다는 것)’와 ‘Les Rois du Monde(세상의 왕들)’는 뮤지컬 넘버로는 이례적으로 프랑스 음악 차트 1위에 오르며 작품의 인기를 대중문화 영역까지 넓혔다. 2007년 한국 공연 당시에도 관객 10만여 명을 모으며 국내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조연 캐스팅 역시 탄탄하다. 벤볼리오 역에는 ‘쓰릴미’, ‘그날들’, ‘노트르담 드 파리’ 등에서 무대 경험을 쌓아온 오종혁이 출연한다. 머큐시오 역은 강렬한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을 지닌 박민성이 맡아 극의 에너지를 책임진다.

이번 공연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이름은 레이디 캐플렛 역의 더블캐스팅이다. 백주연은 뮤지컬 ‘삼총사’의 밀라디, ‘잭 더 리퍼’의 폴리 등 개성 강한 캐릭터를 통해 잊기 힘든 인상을 남긴 배우다. 한 번의 등장, 한 곡의 넘버만으로도 무대에 불을 지르는 ‘배우력’을 이번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베이비복스 출신 배우 심은진 역시 반가운 이름이다. 드라마, 영화에 주로 출연했지만 연극 ‘내 아내의 모든 것’, ‘연애시대’, 뮤지컬 ‘온에어초콜릿’, ‘위대한 캣츠비’ 등을 통해 무대에서 연기로 관객을 만난 경험이 있다. 이번 작품은 그야말로 오랜만의 뮤지컬 컴백이다. 최근 화제가 됐던 베이비복스 콘서트의 열기와 에너지가 이번 무대로 고스란히 옮겨지기를 기대한다.

레이디 몬테규 역에는 폭발적인 성량을 지닌 김영주와 2006년 ‘미스 사이공’ 한국 초연 무대에 올랐던 김아선이 캐스팅됐다. 티볼트 역은 록 보컬리스트 곽동현과 탄탄한 가창력을 갖춘 김순택이 나눠 맡는다. 영주 역에는 강한 무대 존재감의 최오식과 팬텀싱어 출신 최강 바리톤 박상돈이 출연한다.

여기에 6명의 전문 댄서와 24명으로 구성된 앙상블이 합류해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화려한 군무와 대규모 장면을 완성한다. 연출은 ‘스프링 어웨이크닝’, ‘쓰릴미’, ‘아르센 루팡’, ‘딜쿠사’를 연출한 이종석 서경대학교 교수가 맡았고, 음악 감독은 제14회 한국뮤지컬대상 음악상을 받은 이나영, 안무는 정소연 안무가가 책임진다.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한국 공연은 2026년 3월 20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