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강 대신 젊은 감성…학생이 만든 '요즘 교가'
[EBS 뉴스12]
"수리산 큰 터 높푸른 기상"
첫 소절부터 산과 강이 등장하고, 기상과 애국심을 강조하는 가사.
전국 대부분의 교가가 비슷한 흐름을 갖고 있을 겁니다.
이런 가운데 한 특성화고에서 요즘 세대의 감성과 학교의 특성을 담은 새로운 교가를 만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뮤직비디오까지 제작했다고 하는데, 황대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한 특성화고의 교가 제창 시간.
AI 영상과 함께 전주가 흘러나오자 학생들의 어깨가 들썩입니다.
흥겨운 리듬에 맞춰 구호를 외치고, 손뼉을 치며 노래하는 모습은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합니다.
이 학교는 2006년 방송미디어 특성화고로 전환됐지만, 지난해까지 과거 동호공업고 시절 교가를 그대로 불러왔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새 교가를 만들게 된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다경 2학년 / 서울방송고등학교 (작사 참여)
"정말 형식적이고 어느 학교에 가나 볼 수 있는 그냥 딱 교가였는데 저희 학교만의 특징을 잘 살리지 못해서 아쉽다고 생각했어요."
학생과 교직원이 마음을 모아 지은 가사, 그래서 작사자는 '서울방송고 일동'입니다.
젊은 감성과 함께 협업이 중요한 방송미디어 분야의 특성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파도가 전한 하모니가 꺼지지 않게
맞지 않을 주파수라도 함께 맞춰 나가자"
여기에 98년생 젊은 작곡가 김승주의 재능 기부로 밴드 음악 스타일의 교가가 완성됐습니다.
인터뷰: 정준혁 1학년 / 서울방송고등학교 (녹음 참여)
"가사도 그렇고 음악적으로 너무 청량하고 청춘이 담겨 있는 노래인 것 같아서 학교에 대한 마음도 커지고 학교에 좀 더 정이 든 것 같습니다."
방송미디어 특성화고답게, 교가를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도 이어졌습니다.
음원 녹음부터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모든 과정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했습니다.
인터뷰: 김하람 2학년 / 서울방송고등학교 (교가 MV 연출)
"시스템과 연예과 다 돌아다니면서 시설들을 구경시켜주는 식으로 중학생 친구와 고등학생 친구들의 학교 탐방 일기처럼 (진행했다)."
인터뷰: 여지화 교사 / 서울방송고등학교 (교가 제작 총괄)
"(교가가) 뮤직비디오가 되기도 하고 이야기가 담기기도 하고 또 다른 형태의 영상물로 제작되는 것들로 확장되는 걸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좋은 교육적인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새로 만든 교가.
행사 때만 부르던 '죽은 노래'를 넘어, 일상 속에서 함께 부르는 '살아 있는 노래'가 됐습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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